국민의힘 대장동 의혹 맹공 돌입
특검·국정조사 요구…이재명 고발
국민의힘엔 손해볼 게 없는 장사
부동산 문제로 이재명에 큰 흠집
이재명-이낙연 갈라쳐 내부 분열
◇특검 등 대장동 의혹 총공세, 손해 볼게 없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총공세에 나서는 건 이번 의혹을 키워서 손해볼 게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야권 인사 역시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대선판을 볼 때 결국 이기는 싸움이 될 거라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를 갈라쳐 누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오더라도 내상을 입은 채로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된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특검을 받고 안 받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대장동 의혹이 이번 대선의 첫 번째 변곡점이며 국민의힘에 불리할 게 없는 내용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이 국민 정서에 가장 민감한 주제인 부동산 문제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정부·여당을 줄곧 옥죄었던 게 부동산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가 지난 4년 내내 발목을 잡았고,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것 역시 LH 사태의 부정적 영향이 컸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실정과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같은 선상에 놓고 있다. 정권 교체가 안 되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극소수의 권력 측근이 부동산 폭등으로 수천억원을 챙기는 일이 또 생긴다는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무능한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들은 하루아침에 벼락거지가 됐는데, 극소수의 판교 대장동 관계자들은 벼락부자가 됐다"고 말한 게 바로 이런 의미다.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소수 투자자가 수천억원을 벌었다는 지적에 이 지사가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그런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도 이 프레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격이 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대 진영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아니라 상식 선에서 제기해볼 만한 의혹이라는 점에서 역풍이 불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했다.
대장동 의혹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관계를 완전히 갈라놓을 수 있다는 점도 국민의힘에는 나쁠 게 없는 부분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진영은 그간 경선 과정에서 서로 네거티브 공격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여왔다. 당 내·외부 "자제해야 한다" "원팀 정신을 해친다"며 자제를 요청하면서 두 캠프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으나 최근 대장동 의혹과 함께 수박 발언 논란까지 터져나오면서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측은 또 한 번 격하게 맞붙고 있다. 국민의힘의 국정조사·특검 요구에 이 지사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전 대표 측은 특별한 의견을 내놓지 않는 것은 두 캠프의 앙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감정 싸움으로 치닫는 양강의 경쟁이 정작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어야 할 본선에서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심각한 내상을 입고 본선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최종 패배한 후보 진영에서 차라리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반전을 노려야 하기 때문에 이 지사 측을 향한 공세에 고삐를 놓기 힘들다"며 "대장동 의혹이 당장 해소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 끝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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