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역설 무대로 삼아왔던 文…5년 연속 기조연설자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 평양선언 3주년…평화 의지 재확인
문 대통령은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오는 19일 3박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한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뉴욕 방문 기간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개회 세션 연설, 유엔 사무총장 면담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취임 후 5회 연속 유엔총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게 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9월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2018년 제73차 총회와 2019년 제74차 총회까지 3회 연속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해 9월 제75차 총회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따라 총회 자체가 전면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되면서 사전 녹화물 형태의 기조연설을 전달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고려할 때 마지막 과업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의 계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유엔총회 참석 의사를 강하게 표시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그동안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무대로 삼아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던 2019년 74차 총회에서는 한반도 문제 3원칙(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의 재확인 속에 평화경제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통한 체제 안전보장 기반 위에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추진하고, 이를 통한 평화경제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했었다.
사전 녹화된 기조연설 내용을 화상으로 발신했던 지난해 75차 총회에서는 한반도 평화의 미완성 현실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종전선언 필요성을 재환기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반영한 인간안보 화두 속에서 북한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동참을 호소한 바 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피해 저강도 무력시위에 나섰던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 상황 관리를 위한 메시지도 함께 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에 대한 위기 인식과 함께 조속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촉구할 수도 있다.
또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 한·호주 외교 국방(2+2) 장관회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일본에서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되는 등 미중 갈등 구조 속 북핵 해결을 위한 가쁜 물밑 외교전에 대한 종합적인 정세 인식도 기조연설에 함께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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