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조력자들 격리해제…소녀들, '히잡' 벗고 축구

기사등록 2021/09/13 15:06:36 최종수정 2021/09/13 15:38:42

"일자리와 교육 지원해줬으면" 희망

5개월간 한국문화 적응 등 교육계획

"한국처럼 안전한 나라 없어…감사"

[진천=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3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운동장에서 자가격리를 마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2021.09.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아프가니스탄의 한국 정부 조력자들과 그 가족들 390명이 지난 10일 0시를 기준으로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임시시설 내 활동을 시작했다. 법무부는 조력자들의 한국 문화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13일 오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내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아프간인 합동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인터뷰에 응한 아프간인들은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일자리와 교육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한 아프간인은 "앞으로도 우리 자녀를 이곳에서 키웠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한 아프간인은 "교육적인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큰 걱정이 아이들 교육하고 부모들 일자리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다른 한 아프간인은 "한국처럼 이렇게 좋고 안전하고 사랑을 많이 주는 나라가 없다"며 "우리는 아프간에서 있을 때 너무 위험하고 불안했다. 현재는 너무 괜찮고 안전하고 너무 좋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프간 조력자, 즉 특별기여자 390명은 앞서 지난 10일 14일간의 격리기간을 마치고 시설 내 활동을 시작했다.

[진천=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3일 오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지정된 범위 내에서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 2021.09.13. photo@newsis.com
법무부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보육시설, 건강검진, 진료, 상담 등을 진행한 뒤 오는 23일부터 본격적인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부 교육 프로그램은 관련 부처와 협의하며 마련 중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많고 임산부가 7명 있어 소아과나 산부인과 진료를 먼저 진행하고 있고 오는 23일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짜서 그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기초 적응 단계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로 나갔을 때 제대로 적응하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으로 분리수거, 쓰레기 배출 등 기본적인 걸 알려주고 있다"며 "성인들에게는 한국 문화, 사회 질서,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한다"고 했다.

특히 미성년자가 다수이기 때문에 교육부와 협의, 적정 연령에 맞는 교육을 따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간 아프간인 부모들로부터 교육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도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이들은 한국음식이 뭐냐고 물어보고 한국말을 거의 못 한다"며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들이 살아가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한국문화 같은 기본적인 것을 배우게끔 도와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진천=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3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자가격리를 마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체육활동을 위해 운동장으로 모이고 있다. 2021.09.13. photo@newsis.com
이같은 과정은 5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법무부는 예상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부에 대한 의존도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며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법무부는 임시생활 시설의 경우 기간이 6주로 정해진 만큼 다른 지역에서의 교육을 물색 중인 상황이다. 교육을 하는 5개월간은 함께 생활하고, 그 이후 직장 등이 정해지면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다른 국가로 이동하기를 희망하는 아프간인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이들은 오는 17일까지 외국인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법무부는 가구별로 방문 면담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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