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의원실 압수수색, 野반발에 중단…공수처 "유감"

기사등록 2021/09/10 22:16:17

공수처, 김웅·손준성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野, '불법 집행' 주장 공수처 수사팀 막아서

공수처 "고성, 호통, 반말 유감…재집행 검토"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팀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을 중단한 뒤 철수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0. photo@newsis.com
[서울·과천=뉴시스]김지훈 정윤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의 경우 일부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 집행을 중단했다. 공수처는 영장 재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이날 검사 5명과 수사관 등 23명을 투입해 '피의자' 신분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대구 사무실과 서울 자택, '사건관계인'인 김 의원의 지역구·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 총 5곳 압수수색을 벌여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오전 9시30분께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 압수수색은 대부분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김 의원의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은 김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막아서 결국 중단됐다.

자택 압수수색에 입회한 후 뒤늦게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의원은 공수처 수사팀이 영장 제시 절차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서 불법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려했으며, 보좌관 PC 등은 압수물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공수처는 영장을 적법하게 제시했으며, 김 의원이 자택에 있던 시점에 보좌관으로부터 '의원님이 협조해주라고 했다'고 확인한 후 압수수색을 시작했기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대상자가 사용했거나 사용 또는 관리 중인 PC와 문서'가 압수물품으로 기재돼 있기에 보좌관 PC도 압수수색 대상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일 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실에서 당 관계자들이 공수처 수사관들과 대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0. photo@newsis.com
공수처 수사팀은 영장을 강제적으로 집행하는 대신 김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압수수색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공수처 수사팀은 오후 9시30분께 김 의원 사무실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영장집행 시작 12시간 만에 중단된 것이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손 전 정책관이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범여권 인사에 관한 고발장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지난해 4월은 윤 전 총장이 재직하던 시절이다.

손 전 정책관이 당시 고발장 등을 작성하고 이를 받은 김 의원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측에 전달, 검찰이 총선에 개입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 이번 의혹의 골자다.

공수처는 고발장 접수 사흘 만에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위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4개 혐의로 입건했다. 그리고 나흘 만에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긴급최고위를 마친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와 김웅(왼쪽) 의원 등이 10일 김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공수처 수사관들에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0. photo@newsis.com
공수처 관계자는 김 의원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 중단 직후 입장을 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하려는 수사팀의 합법적 행위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의 힘으로 가로막고, 그 과정에서 검사에게 고성과 호통, 반말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영장 재집행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 전 정책관은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을 작성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으며, 김 의원은 "(손 전 정책관으로부터 고발장 등 자료를 받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제보자의 '조작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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