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홍남기 향해 "장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직격

기사등록 2021/09/10 14:43:54 최종수정 2021/09/10 14:45:30

"나라가 기재부 것이냐….기재부, 오만하고 강압적"

"다른 부처에 우월적 지위 남용…지방정부에 갑질"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을 권리보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09.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는 10일 기획재정부가 지역화폐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기재부가 예산 편성권을 갖고 너무 오만하고 강압적이고 지나치다. 각성하기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을 권리보장' 공약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유는 '코로나 대응용인데 내년엔 필요 없다, 끝났다'는 것인데 내년에 팬데믹이 끝난다고 누가 그러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는 도중에도 "안타깝게도 우리 존경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또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77%나 삭감했다.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며 "따뜻한 안방에서 지내다보면 진짜 북풍한설이 부는 들판의 고통을 알기 어렵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끝난 걸 전제로 '이건 코로나 대응 예산이니 내년엔 대폭 삭감하겠다'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바꿨으면 나라가 돈을 내야지 그걸 왜 지방 정부보고 돈을 내라고 하냐"며 "국토부가 대통령과 중앙정부를 대신해 합의했으면 그게 국가와 지방정부간 합의인데 중앙정부의 한 부처에 불과한 기재부가 국가와 지방정부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국가 사무에 지방비 70%를 내라고 강요하는 게 옳은 일이냐. 이 나라가 정말 기재부의 것입니까"라고 목소리 높였다.

홍 부총리를 직접 지목해서 "기재부 장관님, 이러지 마세요. 이러시면 안 됩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을 권리보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09.10. photo@newsis.com
'이례적으로 경고성이라고 느껴질만큼 강하게 얘기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정부가 주52시간제 정착과 버스업계 파업 등을 거론해 경기도의 버스요금을 올리는 대신 경기도가 운영하는 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전환해 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얘기했다"며 "당시 국토부와 저희가 집권 여당의 당대표가 입회한 가운데 합의했다. 이건 중앙정부와 경기도 지방정부간의 합의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합의를 기재부가 내부적으로 사실상 무산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기재부는 예산 배정권으로 다른 부처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 지방정부에 갑질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가한 자식 같은 입장에서 반을 내겠다고 했는데 70%를 내라고 하는 건 국가 행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보인다"며 "기재부가 너무 난폭하다. 행정안전부에선 내년에 (지역화폐 예산으로) 26조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증액해달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기재부는 오히려 77%를 삭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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