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대상, 바이오 소재 사업 적극 육성…오리온, 中 제약 시장 진출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주류업계 스타트업 투자 통한 신사업 기회 모색
사업 모델을 식품 분야로 한정하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적극 투자하며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불확실성이 커진 뉴노멀 시대에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식품업계가 성공을 거둘 지 주목된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의 맞수로 꼽히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 소재 사업을 내세웠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먼저 키우는 한편 신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것이 큰 골자다.
세부 전략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CJ제일제당은 그린 바이오 사업을 축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화이트·레드 바이오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의료소재사업,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래 먹거리 사업의 일환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추가했다. 그린바이오, 화이트바이오 분야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미래 주력 사업으로 바이오를 적극 육성한다는 행보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2019년부터 바이오·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해왔고 올해 초에는 의료원과의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최근에는 바이오·IT 기업 천랩를 인수하며 레드바이오 분야 강화를 선언했다.
대상은 의료소재사업을 전개하는 대상셀진을 설립했다. 대상셀진의 설립 자본금은 25억원이다. 대상셀진이 어떤 사업을 추진할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 소재 사업 규모를 확대하며 의료분야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사업 확대에도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대상은 지난달 중국 중국 라이신 생산 판매 업체인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청푸그룹) 지분 32.87%를 265억원에 취득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내년 1월31일이다.
취득목적은 중국 내 제조기반 마련을 통한 아미노산 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대상은 지난 2018년 청푸그룹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오리온은 제과를 넘어 160조원 규모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리온홀딩스는 올해 바이오벤처 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인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진단키트의 기술도입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달에는 국내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큐라티스의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 내 임상 및 인허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스타트업 투자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최근 8번째 투자처로 '엔티'를 선정,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비건 트렌드와 함께 건강식인 나물 시장이 성장할 것에 주목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엔티는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각지 농가와 계약을 맺고 나물을 가공한 후, 소비자 식탁까지 배송하는 나물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희귀 품종 및 제철 나물 제공 ▲신선도 유지 배송 ▲정기배송 서비스 등이 핵심 역량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더벤처스, 뉴블록, '아빠컴퍼니', '이디연', '데브헤드', '식탁이있는삶(퍼밀)', '푸디슨', '스페이스리버' 등을 투자처로 선정,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경쟁사 오비맥주 역시 스타트업 파트너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개최하고 최종 우수업체로 그린바이오 벤처기업 '라피끄'를 선정했다.
스타트업 데모데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동반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협업 프로젝트다. 지난해 열린 스타트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종 선발된 3개 스타트업이 이번 데모데이에 참여했다.
라피끄, 미스테리코, 마린이노베이션 등 3개 스타트업은 각각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 개발 솔루션 ▲인공지능(AI) 소셜 모니터링 플랫폼 ▲맥주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패키징 개발 솔루션을 주요 아이디어로 내세웠다.
오비맥주는 라피끄에 2000만원의 상금과 1000만원 사업화 지원금을 전달했다. 향후 양사는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신사업으로 정하거나 기존 사업과 관계는 없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식품업계 행보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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