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동거하던 여성을 흉기로 찌른 후 20분이 넘게 방치했다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된 50대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도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지난 9일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오후 동거하던 여성 B(60)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의심을 한다는 이유로 다투다 격분해 이같은 범행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인 당일 오후 4시30분께 주거지 밖으로 나갔다가 7분 뒤 돌아왔고, 오후 4시53분께에야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 23분여가 지나 신고가 이뤄진 것이다.

B씨는 그 사이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9일 1심은 A씨에게 "피해자가 다량의 피를 흘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3분 동안 피해자를 방치했다"며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범행 당시의 상황이 기억나지 않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며, 사건 당시 만취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직후 경찰 조사에서는 A씨가 범행 당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도 범행이 일어난 장소를 진술하는 등 주장이 모순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다"며 A씨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과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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