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천국가자" 8세 아들 4차례 살해 시도한 20대 엄마

기사등록 2021/09/09 14:11:33 최종수정 2021/09/09 16:31:14

변호인 "심신장애가 사건 영향 미쳐"

재판부 "살아온 이력 써서 보내달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이혼 후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8세 아들을 살해하려한 20대 어머니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자세한 사연을 듣기 위해 20대 어머니에게 차후 기일까지 지금껏 살아온 이력을 담은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9일 오전 살인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28·여)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에서 6월 사이 제주 도내 한 주거지에서 아들 B(8)군의 목을 조르거나 흉기로 위협해 총 4차례에 걸쳐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A씨의 범행은 B군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 이후 B군은 해당 사실을 외할머니에게 털어놨고, 경찰 신고로 이어지며 참혹한 결말은 피하게 됐다.

A씨는 "같이 천국에 가자"며 아들의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A씨가 남편과 이혼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우울증까지 생겨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심신장애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감정을 받아 심신장애가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친할머니도 "애 엄마니까 형사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아이의 인생을)왜 피고인 스스로 판단해요. (모두에게)힘든 시절은 있는 것이다. 애를 마음대로 하려 하지 말라"고 따뜻한 어조로 나무랐다. 살아온 일들을 재판부에 꼭 써서 보내달라는 당부도 했다.

다음 기일은 10월14일 오후 3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직권으로 피해자의 현재 상황과 향후 양육계획 등을 꼼꼼히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