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콜럼버스동상을 원주민 여성 동상으로 교체

기사등록 2021/09/07 09:07:28
[멕시코시티=AP/뉴시스]2020년 9월28일 멕시코시티 파세오 데 라 레포르마 대로에 낙서가 쓰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이 서 있다. 멕시코시티의 가장 상징적인 대로에 세워졌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쫓겨난다. 2021.9.7
[멕시코시티=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멕시코시티의 가장 상징적인 대로에 세워졌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쫓겨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5일(현지시간) 원주민 권리를 지지하는 시위의 중심지인 파세오 데 라 레포르마 대로에 있는 콜럼버스 동상이 원주민 여성들을 기리는 동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녀는 "우리는 그들(원주민)에게 우리 나라의 역사, 조국의 역사를 빚지고 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시장은 국제 원주민 여성의 날(5일)을 맞아 이같이 밝혔다.

오래 전 멕시코시티에 기증된 콜럼버스 동상은 10차선 대로의 중요한 기준점이었으며, 주변 원형교차로도 콜럼버스의 이름을 따 붙여졌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동상은 멕시코 토착 문명에 대한 유럽의 탄압을 비난하는 시위대의 페인트 칠 공격의 단골 표적이기도 했다.

멕시코시티는지난해 10월12일 직전 콜럼버스의 동상을 철거했지만, 다시 복구할 예정이었다. 미국인들은 콜럼버스가 미주 대륙에 도착한 10월12일을 콜럼버스의 날로 부르지만 멕시코인들은 이날을 '디아 데 라 라자' 즉 '인종의 날'이라고 부르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해 동상을 철거하면서 "논란이 많은 날짜"라며 "상충되는 사상과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날짜"라고 말했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2020년 10월12일 한 남성이 멕시코시티 파세오 데 라 레포르마 대로에서 철거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 주변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임시 금속 장벽에 쓰인 낙서들을 사진찍고 있다. 멕시코시티의 가장 상징적인 대로에 세워졌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쫓겨난다. 2021.9.7
올해는 테노치티틀란(현재의 멕시코시티) 건립 700주년이자 스페인 정복자 패망 500주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최종 독립한 지 200주년이다.

대부분의 멕시코인들은 일정 정도 원주민 조상의 후예이며 스페인 정복 기간 그리고 정복 후 수많은 원주민들이 폭력과 질병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셰인바움 시장은 새 동상 '틀랄리'가 올해 디아 데 라자에 맞춰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럼버스 동상은 폐기되지 않고 폴랑코 인근 작은 공원에 있는, 덜 눈에 띄는 장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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