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협상의 대가', '논쟁의 달인'이라 불리는 철학자 피터 버고지언과 수학 박사 제임스 린지도 '말 안 통하는' 사람들이었다. 동료와 정치 문제를 토론하다 무례한 태도를 보여 꼴통이라고 손가락질 받았고 SNS에 젠더 관련 의견을 올려 비판을 받기도 하고, 종교 문제로 지인과 오랜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들은 각계 계층의 극단주의자들과 대화하며 '진정한 대화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품고 집필을 시작한다. 이 책 '어른의 문답법'(윌북)은 더 깊이 이성적으로 파고드는 논리적 사고, '나는 무엇을 어떻게 아는가?'를 상대와 자신에게 묻는 인식론, 대화가 지향하는 방향의 질적 변화를 일구어내는 철학적 변증법에 근거해 가장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대화법을 정리해냈다.
두 저자는 이 '상호 이해의 문답법'을 알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일상 속 불편함은 물론이고, 개인의 발전에 엄청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타인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편견에 사로잡혀 불통의 대명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저자가 일관되게 추천하는 대화법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라고 질문하고 상대가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어떤 근거로 그런 결론이 나오게 됐는지 스스로 깨닫게 하면서 생각을 바꾸거나 완화하도록 돕는 대화법이다.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 것을, 적에게도 배울 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상대의 결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떤 경로로, 어떤 배경으로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 그 기저를 파악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주장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지식도 새롭게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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