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고발사주 의혹, 증거대라" 반발…결국 수사로 가나

기사등록 2021/09/05 01:01:00 최종수정 2021/09/05 04:45:42

대검 감찰부, 고발장 실재·유출 여부부터 확인

증거 나올지 주목…중대 비위 발견 땐 감찰로

'직권남용·비밀누설' 혐의 공수처 수사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찾아 참배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 사주'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대검찰청 감찰부와 법무부 감찰관실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했던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에게 보냈다는 문서의 실체와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진상조사를 통해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냈다고 보도된 실명 판결문을 열람했는지부터 시작, 실제로 고발장을 작성해 야당에 건넸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손 검사의 휴대전화 기록 등이 필요하고, 이후 윤 전 총장의 개입 여부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결국 강제수사가 이뤄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는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진상조사에 착수, 손 검사가 썼던 사무실 컴퓨터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에 해당 고발장 등이 저장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과 별도로 법무부 역시 감찰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실확인과 법리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손 검사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총선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4월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대검 감찰부는 우선 판결문 열람부터 유출에 이르기까지의 경위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개인정보가 비실명 처리된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지만, 현직 검사들은 업무상 참고 목적으로 내부 전산망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을 통해 실명 판결문을 볼 수 있고 열람한 이의 기록도 전산망에 남는다. 따라서 손 검사가 해당 판결문들을 열람했는지 여부, 손 검사가 직접 열람하지 않았다면 누가 봤는지 등은 확인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손 검사는 고발장에 실명 판결문들을 첨부해 전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채널A 사건'에서 이른바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씨 등의 실명 판결문이 건네졌다고 한다.

하지만 핵심 관건은 유출 과정이다. 단순한 열람 자체만을 가지고 "이 사람이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연결 짓긴 어렵기 때문이다. 입수한 판결문을 실제로 김 의원에게 전달하면서 '청부 고발'을 했는지가 문제다. 이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선 손 검사의 휴대전화·노트북 등 기록 확인이 필요한데, 진상조사 단계에선 대상자의 동의 없이 이를 들여다볼 수 없다. 중대한 사안이라면 진상조사가 정식 감찰로 전환될 수 있지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감찰을 넘어 결국 수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때 혐의가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이라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검찰이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미 시민단체가 관련 의혹을 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공수처가 먼저 움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당에선 이번 의혹을 윤 전 총장과 손 검사가 공모해 벌인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공수처 수사와 국정조사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도에서 지목된 이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취재진과 만나 "그런 걸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안 맞는다"며 "(증거가) 있으면 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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