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외관 검사 어렵지만…AI접목 상용화
상장 후 코로나 역풍…실적 악화됐지만
교통·의료·스마트팜·메타버스…사업확장
지사설립·특허 취득·라이징스타…위기 타개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완성차 외관을 AI(인공지능)로 검사하는 '머신 비전' 제품을 최근 몇 달 간 개발해왔다. 10월 중순이면 검수를 마치고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석중 라온피플(300120) 대표는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만난 뉴시스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에서 전기공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등에서 근무했던 반도체 전문가였다. 그랬던 그가 '머신 비전'으로 눈을 돌려 AI(인공지능)을 더한 기업 '라온피플'을 지난 2010년 설립했다.
'머신 비전'이란 사람의 눈과 두뇌가 검사하던 것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소프트웨어 등이 검사하는 개념이다. 나와는 별개의 개념 같지만 최근 건물 로비에서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해 코로나 확진 여부를 확인하거나 지하철역에서 나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폐쇄회로(CC)TV를 본 적 있다면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을 뿐 생활 곳곳에서 매일 무수히 접하고 있는 셈이다.
라온피플은 이 렌즈부터 소프트웨어는 물론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기업으로, 이번엔 완성차 외관검사 솔루션을 선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비전 검사에서 완성차 외관은 예상 외로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완성차 검사는 컨베이어 벨트에 놓여진 채 훈련된 사람 4명이 스크래치나 기포 등은 없는지 눈으로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차체는 큰 반면 흠집은 너무 작고 관찰면은 평평하지 않아 사람 눈이 아닌 비전 검사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자사 제품에 "터널 안에 다수의 카메라와 특수 조명을 설치했다. 이 안으로 차가 통과하면 조명을 쏘아 불량품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차의 작은 흠집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가 많아 완성차 검사는 머신 비전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머신 비전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저희 제품이 상용화하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라온피플은 국내에서 특히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글로벌 기업 대비 후발주자였지만 재빨리 AI를 접목시킨 덕분에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설립 후 꾸준히 실적 호조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2019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뒤 코로나19 역풍을 맞았다.
이 대표는 "기대를 많이 하고 상장했는데 실적이 악화되니 주주들께 죄송했다. 2019년까지 주요 매출 절반이 중국 수출 물량이다 보니 코로나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기 위해 국내 직원을 보냈다가 코로나 사태로 직원이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졌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후 미국법인 등을 설립했고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해 PCB검사장비 등 다양한 신규사업을 수주했다. 국내로 눈을 돌려 비대면 교육용 카메라를 판매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라온피플은 지난해부터 관세청 주관의 AI융합 불법 복제품을 판독하는 솔루션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명 상품을 모방한 불법 복제품이나 위·변조 상품을 검사하고 판독하는 기술이다.
이 밖에 교통과 의료, 스마트팜은 물론 4차 산업으로 떠오르는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교통과 덴탈은 사업을 따로 떼어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교통과 치과 분야는 성격이 다르고, 사업이 더 확장되려면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쪽으로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싶어하는 기관투자자가 있어서 독립되면 자금을 더 유치할 수 있을 것 같아 결정했다"며 "독립하면 그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경제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생각이었다. 창립 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라온피플은 코스닥 라이징 스타에 2년 연속 선정됐다. 한국거래소가 주력제품이 혁신성장 품목에 해당하거나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이내 또는 국내시장 점유율 3위 이내인 코스닥 상장법인 중에 선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 기업연구소'에도 선정됐다. 또한 특수 모듈화 장치와 AI 스마트팩토리 관련 특허 3개를 연이어 취득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상장 이후 추진해온 제품들을 매출로 연결하는 작업들에 몰두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 이후 주춤했던 실적이 다시 회복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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