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인 직접 전한 탈출 순간…"검문 피하려 좁은 길 통과"
기착지 파키스탄 도착한 조력자들 안도
아침 일찍 대사관 제공 버스 편 공항행
탈레반 검문 피하려 좁은 길 통과 묘수
"밤낮 노력해 탈출시켜준 한국에 감사"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수송기에 탑승하기 전 대기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한국 정부 조력자 391명이 한국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긴박했던 탈출 상황을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을 떠나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아프간 여성은 25일 탈출에 성공한 소회를 털어놨다. 2013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한국 대사관에서 정치·경제 분야 업무를 도왔던 이 여성은 남편, 아들 2명과 함께 카불을 떠났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외교부에서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여성은 "(고국을 떠나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결단을 내려야 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한국)대사관을 찾아가 나와 가족의 생명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대사관이 제공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진입하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탔다. 탈레반과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했다"며 "번화한 곳이나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좁은 길을 통해서 이동했고 그래서 탈레반의 검문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외교부에서 발급한 여행증명서를 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여성은 한 달에 걸쳐 탈출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불에서 비교적 먼 곳에 살고 있었는데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카불로 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래서 통행허가증을 받았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이카에 협력했던 아프간 남성은 버스를 타고 카불 공항을 향하던 중 검문 중인 탈레반과 마주쳤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일응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 공사참사관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수송 지원을 지휘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아침에 공항으로 올 때 탈레반과 마주쳤다"며 "그들이 공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먼 길을 돌아서 공항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권도 없었는데 한국인들이 통행허가증을 줬다"며 "(탈출) 과정이 빠르고 효율적이었다"고 한국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남성은 왜 탈출했냐는 질문에 "카불 상황이 매우 안 좋아지고 있다. 그래서 카불에 있는 코이카, 한국 투자자에 연락했다"며 "탈레반은 외국인과 일했던 사람들에게는 잘해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모친을 아프간에 두고 온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 남성은 "직계가족과 여기에 와서 좋지만 아직 어머니와 다른 가족이 남아있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국 대사관에서 2년간 일했다는 다른 아프간 남성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는 "탈레반이 전국을 장악했고 외국 조력자를 색출하고 있다"며 "그래서 나와 가족의 생명이 위험했다"고 탈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남성 역시 카불 공항 진입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텔레비전에서 봤겠지만 카불 공항 상황이 매우 안 좋다. 모든 사람들이 여권이 있든 없든 공항에 들어가려 한다"며 "한국인들이 밤낮으로 애써서 우리를 공항 안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해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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