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대출길 열어두려는 '가수요' 폭발
마통은 안쓰면 이자 없어…"일단 뚫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 건수는 7557건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 같은 기간(10~13일) 5671건 개설된 것과 비교하면 33.25%(1886건)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23일에도 2253개가 추가로 개설되는 등 어떻게 해서든 미리 대출길을 열어두려는 '가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현재 연봉의 2배 수준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마이너스 통장 개설은 크게 늘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이들이 일단 마이너스통장부터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마이너스통장은 개설해도 실제로 돈을 쓰지 않으면 이자를 내지 않아 '뚫고 보자'는 심리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은행 입장에서 가장 부담인 대출 항목이기도 하다. 기업고객에게는 미사용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개인고객에게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단 최대한 한도를 열어두고 보자는 개인고객들이 크게 늘면 은행들은 충당금을 추가로 더 쌓을 수 밖에 없다. 한도 축소 등 은행권의 추가 조치가 이어질 수도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중단과 축소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과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시중은행 일선 영업점에는 "전세대출을 받을 계획인데 하루라도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은지", "농협은행에서는 전세대출이 안된다는데 여기서는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폭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 무주택 서민들은 특히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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