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파장에...'정부 디지털금융 합동수사단' 나오나

기사등록 2021/08/25 10:03:08

금융당국, 정치권에서 제기된 '정부 합동 모니터링' 검토

증권범죄합동수사단처럼 금융당국 전문성에 검경 수사인력 결합

정부 감독 사각지대였던 미등록 업체도 선제적 발굴 가능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6 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제2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기 위해 정치권에서 제기된 '정부 디지털금융 범죄 상시모니터링단' 설립을 검토 중이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같이 정부 합동으로 대응해야만, 감독 사각지대인 머지포인트 유사 업체를 효과적으로 적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제안받은 '정부 디지털금융 범죄 상시모니터링단' 구축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의원 측이 제안한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효과적인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에 대책을 요구했다. 당시 김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한국거래소·검찰·금융감독원이 협업해 미등록 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조직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디지털금융이 점차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위험 요소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모바일 플랫폼에 돈을 충전하고 결제하는 선불전자지급업은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선불업은 67개사, 발행 잔액은 2조4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머지포인트처럼 정부에 등록돼 있지 않거나, 등록 중인 업체는 정부 감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은 현행법상 정부 등록 업체만 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검찰·경찰이 미등록 업체를 들여다봐야 하지만, 디지털금융이라는 난해한 분야라는 점에서 금융당국 이외 조직이 들여다보기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이런 정부 감독 사각지대로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디지털금융 합동 수사단'으로 이런 단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검찰·경찰 인력을 활용해 제도권 밖에 있는 전자금융업체들을 수사하고, 금융당국과 유관 기관이 여기에 전문성을 보탤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소비자 관련 기관이 소비자 권익에 어긋나는 점을 발굴할 수도 있다.

가령 이와 비슷한 정부 조직으로 '금융증권범죄협력수사단(전신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부동산 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꼽을 수 있다. 두 조직은 금융·실물자산에 대한 수사권을 보유하고 있어 불공정거래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번 디지털금융 합동 수사단이 조성된다면, 금융당국에 과다하게 몰린 감독 기능도 효과적으로 분배될 수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제휴를 맺은 금융회사·이커머스 업체에 거래상대방이 정상적인 등록 업체인지 확인하는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결국 민간회사(금융사·이커머스 업체)에 적법·위법 여부를 판단할 권한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는 국가의 고유 권한이므로 부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도한 권한 부여로 악용될 소지가 높을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정치권에서 제기된 여러 의견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면서도, 정부 합동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경 수사와 금감원의 디지털금융 감독 시스템을 함께 가동하면, 머지포인트와 같은 미등록 업체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건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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