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인물이 아프간 철수기 타고 입국…영국·프랑스 '발칵'(종합)

기사등록 2021/08/24 20:26:25

프랑스, '탈레반 연계 의심' 아프간 난민 구금

아프간서 '항공 탑승 금지 명단' 대상자 영국 입국

아프간 혼란에 테러 위협 가중…여권 위조·사칭 우려

[AP/뉴시스]미 공군기에 탑승한 아프간 피란민들. 미 공군 제공 사진. 2021.8.15.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이 흘러들어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유럽 보안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앵포 라디오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아프간 난민 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아프간에서 프랑스 대사관의 대피를 도운 뒤 프랑스 철수기에 탑승했다. 그는 입국 심사를 받으면서 과거 카불에 있는 탈레반 검문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프랑스24는 아프간에서 대피시킨 아프간인 5명이 감시를 받고 있으며 이 중 하나가 주거지 대기 명령을 어겨 구금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야당 국민연합(RN)과 극우 단체들은 이들과 탈레반의 연계성이 확인되면 신속히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에서는 입국 금지 대상자가 철수기를 타고 떡하니 영국에 들어오는 일이 벌어졌다.

영국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점검의 일환으로 내무부에 신고된 사람이 아프간에서 도착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추가 조사 결과 안보 기관이나 사법 당국의 관심 인물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논란이 된 인물은 영국이 지정한 '항공 탑승 금지 명단'(no-fly list)에 올라 있었다. 영국 정부는 자국에 안보 위협을 가한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이 명단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인물은 아프간에서 철수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영국 군용기를 타고 영국 버밍엄에 들어왔다. 영국 정부는 밤사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조사 결과 영국 정부는 그가 '요주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추가적인 조취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인물도 풀려났다. 보안 당국은 비행금지 명단에는 다양한 이유로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뉴스는 입국 금지 대상자가 영국에 들어왔는데 추후 입국을 막을 필요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항공탑승 금지 명단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서구 동맹국들은 아프간 내 자국민과 아프간 내 활동을 도운 현지인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피란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난리통에 여권 등 문서 위조와 사칭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미국과 동맹군이 5월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하자 점차 세력을 확장해 이달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이들은 엄격한 이슬람법을 따르는 '이슬람 토후국' 재건을 선포한 상태다.

탈레반의 부활로 힘을 얻은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과격 이슬람 무장 세력이 테러 공격을 재개하고 나설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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