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알게 된 남녀, 술 마신 후 성관계
男 "구강성교 요구 들어줘"…합의 관계 주장
女 "구강성교, 그냥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1심 공방→2심서 혐의 인정…"피해회복" 집유
이 남성은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까지 신청해 "합의된 관계"라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음에도 징역 4년 실형이 선고되며 법정구속된 바 있다.
24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2-2부(부장판사 진현민·김형진·최봉희)는 강간 혐의로 기소된 A(26)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상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내용, 수법 등에 비춰볼 때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전부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항소심에 이르러 가족들이 피해 회복에 노력한 결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30일 새벽, B(22)씨와 술을 마신 후 근처 모텔에 들어가 성관계를 했다가 B씨로부터 고소됐다. B씨와 A씨는 PC방 아르바이트생과 손님 관계로 만나 1~2년 전 연락처를 주고받은 후 따로 연락을 취하지 않다가 사건 당일 갑자기 만나게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성관계를 맺은 당일에 대해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A씨와 B씨는 사건 당일 B씨가 연락해 만났고 새벽 3시께까지 포장마차 등에서 술을 먹다 모텔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는데, 여기서 A씨는 모텔에 들어갈 때 B씨가 싫다고는 했지만 끌었더니 따라오는 등 강하게 거부하지 않아 이를 동의의 표현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모텔에서 B씨가 영화 OST를 듣고 싶다고 해 틀어주는 등 강제적인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성관계 도중 구강성교를 요구했는데 들어줬다거나, 키스 등을 할 때도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다며 내숭을 떠는 정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B씨는 모텔에 들어간 것에 대해 "술만 마실 것이라고 해서 들어간 것", 구강성교를 해준 것은 "그냥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키스를 하거나 옷을 벗길 때 혀를 깨물거나 옷을 잡는 등 10회 넘게 말과 행동으로 거부했다고도 했다.
성관계를 할 때는 A씨가 자신의 양손을 잡아 제압한 상태였다면서 강제적인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가 성관계 직후 모텔을 나간 B씨에게 사과한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고, 1심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1심은 A씨 강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에 참석한 국민 배심원단도 7명 중 6명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A씨는 2심에서는 결국 혐의를 모두 인정, 피해자와 합의까지 진행하며 형을 감경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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