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나호용 기자 = 경북대 연구팀이 머신러닝을 활용해 인삼연작지 토양을 미리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24일 경북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응용생명과학부 신재호 교수팀이 토양 마이크로바이옴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인삼연작지 판별법을 개발했다.
같은 인삼 씨앗을 심어도 우리나라 토양에서 자란 인삼은 중국 등지의 해외 인삼보다 주성분 함량과 효능이 월등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인삼 품질에는 재배지 토양의 역할이 크다.
인삼은 한 번 재배하면 10년 이상 다시 같은 땅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연작피해가 심한 작물이다. 그러나 다양한 토양 분석법에도 불구하고 특정 토양에 연작피해가 있을 것인지를 미리 판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
신재호 교수팀은 인삼뿌리썩음병이 발생한 130여점의 토양 샘플을 차세대 시퀀싱 기술(유전자 분석방법 중 하나로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고속으로 분석)을 이용해 샘플당 각각 10만점 이상의 미생물 정보를 획득했다.
이렇게 획득한 1300만개의 빅데이터를 서포트 벡터 머신(SVM, Support Vector Machine) 기반의 머신러닝으로 판별하는 모델을 제작했다. 인삼을 심기 전에 미리 인삼뿌리썩음병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땅의 과거 경작 기록이나 토양의 성분들을 분석하지 않고도 미생물 분석만으로 90.99%의 확률로 연작피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신재호 교수는 “인삼 농민들은 인삼을 한번도 심지 않은 땅을 찾아서 임대하는 것이 몇 년 농사를 좌우하는 큰일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인삼을 한번도 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오로지 땅 주인의 말만 믿을 수 밖에 없어 이로 인한 분쟁이 잦은 실정이다”며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관찰하면 질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듯이, 토양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토양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토양미생물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통해 약 91%의 정확도로 인삼을 심은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모델의 정확도는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더 많은 샘플 수를 얻는다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농업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지난 7월 28일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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