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웃기는 예능의 나비효과...'女축구'→'장기 기증' 선한 영향력

기사등록 2021/08/25 06:00:00

노는 언니·골때녀→여자 축구 동호회 가입 문의 5배 늘어

'슬의생'·'유퀴즈' 방송후 장기 기증 등록자 11배 상승

[서울=뉴시스] 포스터
[서울=뉴시스]황혜정 인턴 기자 =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방송을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E채널 '노는 언니'와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그리고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이하 슬의생2)'이 그 주인공이다.

'노는 언니'와 ‘골때녀’를 통해서는 여성 축구 동호회의 붐이, '슬의생'과 '유퀴즈'를 통해서는 장기 기증자 증가 현상이 일고 있다.

미디어 매체의 방송에 발맞춰 대중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황을 짚어봤다.

'골때녀'·'노는 언니'로 인한 여자 축구 동호회 붐... 입단 문의 5배 증가
골 때리는 그녀들, SBS *재판매 및 DB 금지
여성 스포츠 예능의 활약으로 여성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축구에 진심인 여자 연예인들과 대한민국 레전드 태극전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구 예능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스타가 풋살 경기를 한다. 총 6팀이 각본 없는 경기를 펼친다.

최고 시청률이 10%까지 치솟는 등 높은 시청 인기를 넘어 여성 축구 동호회 가입 붐이 거세다. 

인천의 여자 축구 동호회 '인천 비너스(VENUS)'에 따르면 입단 문의가 방송 이후 월등히 많아졌다.

비너스 회원 조연지씨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달에 신입 가입 문의가 1회 있을까 말까 했는데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 이후로 월 5회 이상은 들어오고 있다. 현재 신입 대기 명단만 20명 이상으로 남겨져 있을 만큼 방송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팀 정회원 인원이 45명인 것을 고려해볼 때 정회원의 절반에 해당되는 인원수 만큼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치로 따지면 입단 문의가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회원들은 원래 공을 그래도 차봤던 사람들, 체육계열 졸업자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골때녀' 방송 이후에 방송을 보고 관심이 생겨 공을 처음 차본 사람들이 8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동호회 카페 '신입 인사' 카테고리에는 '골때녀'를 보고 축구를 한번 경험해 보고 싶고 도전해 보고 싶다는 글의 가입 동기가 최근 들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축구가 격한 운동이라 생각되었었던 기존의 고정관념도 깨며 '나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마음으로 입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

[서울=뉴시스] 노는 언니. (사진=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노는 언니'도 마찬가지.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는 골프 레전드 박세리를 주축으로 펜싱 여제 남현희, 배구 선수 한유미 등 MC들이 매회마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송이다. 얼마전 방송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월 '노는 언니'에서 여자 축구 선수 이민아·장슬기가 게스트로 나와 MC들과 축구를 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에 영향을 받아 운동을 시작한 이들이 있다.

서울의 A대학 여자축구 동아리 대표 K씨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동아리 지원자 중에 예능 '노는언니'의 축구편을 보면서 축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키웠다는 학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K씨는 또한  "동아리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축구를 해본 경험이 없는데, 동아리에 지원해도 되냐'는 질문이다.  여성 예능 스포츠 프로그램은 축구를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출연하여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못해도 괜찮다, 일단 도전하라, 너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덧붙였다.

여성 스포츠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모습에 대해 K씨는 "도쿄올림픽 기간에도 교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배구 등) 운동을 하고 싶다는 여학생들의 반응이 많이 올라왔다. 미디어에 여성이 운동하는 모습이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당연히 여성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퀴즈'·'슬기로운 의사생활2' 방송후 장기기증 등록자 11배 증가
[서울=뉴시스] 슬기로운의사생활2 2021.08.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인해 장기기증 서약자가 대폭 증가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밝힌 지난 7월 1일부터 약 6주 동안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사람은 1만 6231명이다. 지난해 동기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인 5576명과 비교하면 3배가 넘게 증가했다. 특히 장기기증 절차가 비교적 상세히 설명된 슬의생 7화가 방영된 후 일주일 동안 7042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배가 증가했다.

본부 홈페이지 ‘등록 및 후원 소감’을 적는 공간에는 ‘슬의생2’를 보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다는 소감이 다수 등록됐다. '슬의생', '유퀴즈'의 키워드로가 들어간 후기만 해도 117건이다.

박인선 씨는 “슬의생을 보고 용기냈어요. 어차피 죽으면 없어질 몸. 누군가에게라도 도움을 주고 떠난다면 기쁘게 갈수 있을거 같아요”라고 했으며, 홍주영씨는 “무섭고 어려운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최근 '슬의생'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만 했던 일을 실천하게 되었네요. 비록 사후이긴 하지만 좋은일에 참여할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서울=뉴시스] '유 퀴즈 온 더 블럭'.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튜브 캡쳐) 2021.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장기기증에 대해 다룬 방송은 '슬의생2'뿐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출연해 직업의 고충과 보람을 이야기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신혜림 씨는 뇌사 상태의 환자 보호자에게 장기 기증에 대해 설명하고 안내하는 일을 도맡고 있다며 "보통 뇌사 환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신 경우가 많다. 그런 가운데 감히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거다. 보호자가 화를 내실 수도 있고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도 있고 오열을 하실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방송 뒤 뜨거운 반응은 장기기증 희망 등록으로 이어졌다.

장말숙씨는 "유퀴즈의 장기이식 코디네이트편을 보고 늘 생각하고 있었던 일을 해결해 맘이 넘 편안합니다"라고 했고, 강관항씨는 "유퀴즈에서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신혜림 선생님편을 보고 작은 보탬이 되고자 신청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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