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준태는 그간 역사와 정치사상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저술을 통해 오늘날 독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통찰을 전해 왔다.
전작 '군주의 조건'에서는 꼼꼼한 실록과 사료 고증을 바탕으로 조선의 왕들이 펼친 리더십을 정리해 현대 지도자가 교본으로 삼을 만한 조언을 한 바 있다.
이 책에서는 현대적인 관점과 이론으로 역사적 사례를 분석한다.
세종은 토지 조세 제도인 공법을 개혁하면서 정책을 시험하고 시행에 앞서 여론 조사를 하는 등, 철저한 피드백 과정을 거쳤다. 저자는 세종이 정책을 도입하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을 '위기 경영'의 권위자 에드워즈 데밍이 주장한 '계획, 실행, 점검, 조치(PDCA) 사이클'에 부합한다고 말하면서 우수한 정책 품질 관리의 사례로 본다.
태종이 충녕 대군을 세자로 책봉하는 과정을 다룬 부분도 흥미롭다. 오늘날 기업이나 정부 조직 등은 지도자 부재 상황에 미리 대비해 대체 계획과 승계 계획을 세우는 데 이 틀을 바탕으로 태종이 충녕 대군을 세자로 책봉하고 왕위를 물려준 사례를 분석한다.
현대의 경영학적 관점으로 재구성한 역사적 사례는 독자에게 위기관리에 관한 실질적 통찰을 전한다. 268쪽, 민음사,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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