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제가 사실 관계 밝히는게 옳아"
"정리 대상은 尹…양심, 기억, 전부 걸겠다"
"'토론회 2번이면 尹 못버텨' 발언도 사실"
李, 페이스북에 "딱합니다" 한 줄 입장문
"의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대응 안 하겠다"
이에 이 대표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원 지사의 의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SNS에도 "그냥 딱합니다"라고 한 줄짜리 입장문을 올렸다. 원 지사의 공세에 무대응으로 응수한 셈이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내부 분란을 더 이상 키우면 안된다는 우려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책무 사이에서 거듭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이 대표와 제가 분명한 사실관계를 밝히는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 대표는 오늘 오후 6시까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닌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밝혔다.
이어 전날 밤 이 대표가 늦게 녹취록 일부른 공개한 데 대해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곧 정리한다는 이 대표 발언의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 발언에서 입당하면서 세게 얘기하는 저쪽 운운, 여기서 지적하는게 윤석열이 아니면 누구겠나"라면서 "곧 정리된다는 말 앞에는 여의도 연구원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지지율 떨어진다는 의미 들어있다. 그러고 나서 원희룡 지지율 오른다고 덕담까지 했다. 이 내용을 어떻게 갈등 상황 정리라는 의미로 볼수 있고,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준석은 윤석열과 통화 내용 공개 파문에서 말 바꾸는 위선적 모습을 보인 바 있다"라면서 "이번에도 부분 녹취록을 인공지능이라는 정확치도 않는 일부만 풀어 교묘하게 비틀어 뉘앙스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이름이 통화에서 녹음이 있네 없네, 이런 식으로 이번 문제를 넘어갈 수 없다는 건 이 대표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녹취 파일 전체 공개 요구는 대표 자진사퇴나 당원소환까지 염두에 둔 건가'라는 질문에는 "이 대표가 어떻게 책임져야 될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공정한 경선과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당 운영과 대표 리더십이 어떻게 바로잡혀야 하는지 고민을 안고 있다"고 답했다. "저는 저의 양심과 기억과 모든 것을 걸고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도 했다.
또 이 대표가 녹취 파일 공개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6시까지라고 한 건 충분히 시간을 드린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생생한 대화를 그대로 공개하면 그게(곧 정리된다) 어떤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 온 국민이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압박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앱이 아니라 자기가 들어봤다고 했기 때문에 분명히 녹취를 갖고 있다. 갖고 있으면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 원 전 지사에게 보낸 문자에 대해서도 "저는 공개해드릴 수 있다. 개인 간 문자로 거기에 대화하는 것은 이 대표의 여러가지 행태에 비춰 적절치 않다고 봐서 오늘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토론회 두번이면 못버틸 것'이라고 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복수의 사람들로부터 확인했고, 경선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사실일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의 '곧 정리된다'는 말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제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무대응으로 맞섰다. 그는 원 전 지사의 회견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한 줄 입장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대표는 이날 원 전 지사의 회견 직후 뉴시스 통화에서 향후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언론이 상황을 보시면 알 것이다. 페이스북에 적어놓은 것만으로 그냥 '딱합니다' 그 네글자다"라고 답했다.
통화 맥락상 '정리 대상'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 상황이 아니라 윤 전 총장을 지목한 것이란 원 전 지사의 주장에 대해선 "그렇게 계속 얘기하라고 하라. 제가 뭐 가르치고 할 건 아니고, (녹취록이)공개까지 됐는데 그 내용 해석에 대해서는 제가 누구를 가르치고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전체 녹음파일을 공개할 경우 원 전 지사가 불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런 것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면서 "사실 무슨 의도인지를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냥 대응을 안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어떻게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 대표는 17일 늦은 밤 원 전 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윤석열 곧 정리된다'는 발언을 들었다는 원 지사의 주장에 대해 "정리 대상은 윤석열이 아닌 갈등"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전날 심야에 통화 녹취록을 자진해서 공개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 대표는 의외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각종 토론배틀에서 치열한 '입싸움'으로 정치인으로서 무게감을 키웠던 이 대표의 스타일과는 정반대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당 대선주자와의 갈등을 키우지 않고 냉각기를 갖는 쪽으로 입장이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과의 잇단 갈등 반복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또다른 대선주자인 원 전 지사와 갈등까지 확산될 경우 당대표로서 책임론을 제기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를 향해 자진사퇴나 탄핵을 요구하는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전당대회에서 당선되자마자 당내 일각에선 조기 비대위 추진설이 거론될 만큼 당대표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을 이 대표도 의식하고 경계하고 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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