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헤라 바르고 러쉬 낫랩 걸치고…가상인간 로지에 열광

기사등록 2021/08/18 13:35:35
[서울=뉴시스] 헤라 '블랙쿠션'을 최애템으로 꼽은 로지. (사진=SNS) 2021.08.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아모레퍼시픽 헤라 '블랙쿠션'을 바르고,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 친환경 포장재 낫랩을 스카프톱으로 두른다. 서울 망원동 알맹상점 리필스테이션에서 화장품을 리필하고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고고챌린지'에 동참한다. 음료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장을 볼 때 천바구니도 잊지 않는다.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22·rozy)다.

식품·패션·뷰티업계를 넘어 유통업계 전반에 로지 신드롬이 일고 있다. 로지는 지난해 8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만든 가상인간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약 5만명에 달한다. 가수 이효리, 모델 한혜진, 장윤주 등이 소속된 에스팀이 공동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은 메타버스 열풍과 맞물려 5년 내 14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활용한 마케팅은 세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로지는 지난 4월 인스타그램에 헤라 블랙쿠션으로 메이크업한 사진을 올렸다. 블랙쿠션은 2017년 출시 후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제품이다. 3월 말 출시한 '뉴 블랙 쿠션'은 밀착력을 더욱 높였다. 주근깨가 특징인 로지 피부도 완벽 커버했다. 로지는 "블랙 케이스도 예쁜데 얇지만 완벽하게 커버되는 핏팅감이 진짜 최고야!"라면서 "스타일에 따라 주근깨까지 매끈하게 커버하고 싶은 날이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인 듯!"이라며 만족해했다.

이후 로지는 블랙쿠션으로 완성한 올블랙 패션도 공개했다. 블랙티에 블랙재킷, 블랙 반바지 레깅스를 매치했다. 요즘 여성들에게 인기인 프라다 '호보백'을 연상케하는 가방으로 포인트를 줬다. 로지는 "다들 궁금했지? 왓츠인마이백"이라며 "시크한 올블랙 패션을 완성하는 블랙쿠션! 마스크에도 잘 안 묻어나서 요즘 내 최애템이야"라고 추천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대박 진짜 사람 같다" "케이스도 간지 난다" "캬 이런 게 찐 광고인가요" "와 멋쟁이는 아이템도 멋진걸로 들고 다니네요" 등이다. 로지는 댓글을 달며 소비자와 소통했다. 한 네티즌이 "광고주 : 만족"이라고 남기자 "ㅋㅋㅋㅋㅋㅋ반응 만족"이라며 좋아라 했다. "남자도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엔 "물론이죠"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로지 포장재 낫랩을 반다나, 가방, 스카프톱으로 활용한 로지. (사진=SNS) 2021.08.18. photo@newsis.com
로지 패션에서 러쉬 낫랩도 빼놓을 수 없다. 얼핏 보면 명품 브랜드 스카프 같지만, 러쉬 포장재다. 러쉬는 2005년 일회용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천 포장재 낫랩을 선보였다. 낫랩은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나 인도 여성 협동조합에서 만든 오가닉 천을 사용했다. 스카프, 머리띠, 가방 등으로 업사이클링해 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로지는 지난 6월부터 인스타그램에 낫랩으로 가방, 반다나, 스카프톱 등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내가 만들어서 더 특별한 가방. 만들기도 쉬운데! 우리 같이 해볼래?"라며 플라스틱프리 실천을 유도했다. 올블랙 패션에 낫랩 포장재로 만든 반다나로 포인트를 줬다. 반다노로 쓴 낫랩 포장재를 스카프톱으로도 활용했다. 기존에 버려지던 제품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상품으로 생산하는 업사이클링을 보여준 셈이다.

로지는 친환경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17일 인스타그램에 굿네이버스 '괜찮아요 챌린지' 참여하며 "매년 더워지는 지구를 위해 빨대는 거절해도 괜찮아요"라고 남겼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도 찾았다. 환경부에서 진행하는 탈플라스틱 실천 운동 고고챌린지에도 동참했다. "다 쓴 공병을 버리지 않고 다시 활용하거나, 친환경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환경을 지켜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로지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해 일상생활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법을 소개해 MZ세대에게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마케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활동 제약이 없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얀트리호텔과 명지계곡에서 수영을 하고, 망원시장에서 빈 용기에 치킨을 포장해 가는 등 일상 곳곳에 자리하며 친숙함을 어필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 인플루언서는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유명 스타들처럼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려 이미지 타격을 입을 위험도 없다. 상업성만 강조하지 않고 세계관도 확실해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한다"며 "메타버스 발달로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비대면 시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더욱 각광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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