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재장악…엄격한 이슬람 율법 통치
여성 활동 억압 우려…거리서 여성들 모습 감춰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17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에게 부르카(눈 부위를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의상) 대신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두건)을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힌 대변인은 탈레반 치하에서도 여성이 대학을 포함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의 정책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자 지난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20년 만에 '이슬람 수장국'(Islamic Emirate of Afganistan) 재건을 선포했다. 이슬람 수장국은 탈레반 정권이 2001년 미군에 의해 쫓겨나기 전까지 사용하던 호칭이다.
탈레반 정권이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기반으로 통치를 예고하면서 아프간 여성 인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01년 탈레반 축출 후 미국 지원을 받던 아프간 정부는 여성들의 교육과 사회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
여성들은 탈레반이 다시 돌아오면서 부르카 착용과 남성 동반 없이는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제한도 부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말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거리에서 여성들이 모습을 감추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탈레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여성들이 급하게 부르카를 구하고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탈레반 측은 정권 탈환을 선포한 뒤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부르카 대신 히잡을 쓰게 하고 교육과 취업을 허용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탈레반이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에 실제로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히더 바 아시아 여성인권 담당 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에 "인권 우려가 상당하다"며 "탈레반이 승리감에 취해 억압적 행태가 점점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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