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0대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
정부 "접종자나 예약자가 많은 상황"...내일 통계 발표
일부 병원선 AZ 백신임을 확인하고 예약 취소하기도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 접종연령이 '30세 이상'으로 변경된 첫날인 17일, 40대 남성 A씨는 잔여백신 예약이 생각보다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당초 50세 이상에만 접종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잔여백신에 한해 30세 이상에도 허용했다.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50세 이상으로 잔여백신 접종연령을 묶어두니 대량 폐기 사태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후 카카오와 네이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을 확인한 결과, 서울에서 예약 가능한 곳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내과의원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 걸 확인하고 취소한 경우가 한 번 있었지만, 곧바로 예약돼서 나갔다. 지금은 모두 마감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원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국민들의 접종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잔여백신으로 활용하지 않다가 '멀쩡한 백신을 폐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달 6일부터 잔여백신으로 활용하겠다고 지침을 바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0세 이상 예약이 허용되자 빠르게 동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신 폐기를 최소화하려던 소기의 목적이 달성된 셈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1차 접종을 서두르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1차 접종자에 대해서는 해당 백신의 접종 간격에 맞춰 자동으로 2차 접종이 예약된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49세 이하는 기본적으로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도록 예약을 진행 중이다. 단, 잔여백신을 이용해 빨리 접종하길 원하는 경우 30세 이상도 AZ 백신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건수가 많아지고 있고, 이미 접종자나 예약자도 많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병원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임을 확인하고 잔여백신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은 "오늘 3건 예약됐는데 아스트라제네카인 걸 확인하고 전화해서 취소했다"며 "현재 시스템상 SNS에 잔여백신으로 복구되지 않아 폐기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권고문을 통해 "절대적 기준에서의 접종 권고 연령(50세 이상)과 희망자에 한해서 접종 기회 부여 연령(30세 이상)의 차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잠재적인 위험성이 더욱 높은 50세 미만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 필요성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건수는 1·2차를 더해 1296만1195건으로, 이 가운데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총 3명(사망자 1명 포함)이다.
이날 잔여백신 예약 통계는 정부 집계 후 내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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