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쟁 시작' 부시 前대통령 "마음이 무겁다"

기사등록 2021/08/17 17:03:50

"인도주의 위기…지원·지지할 준비 돼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이 1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아프간인들을 태우고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까지 운항한 미 공군 C-17 수송기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디펜스원 캡쳐) 2021.08.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미 병력을 파견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탈레반의 현지 장악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비영리기구 부시 센터를 통해 성명을 발표,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일을 깊이 슬퍼하며 지켜봤다"라며 "고통받는 아프간 국민과 많은 희생을 치른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성명에서 그는 "지금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은 그들 국가 내에서 진척의 최전선에 섰던 이들"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아프간인들을 미국 국민 및 우리 동맹과 함께 대피시키겠다고 약속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긴급한 인도주의 위기 상황에서 관료주의적 지연 없이 난민을 위한 요식 행위를 생략할 법적 권한이 있다"라고 발언, 피란에 나선 아프간인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에게는 그들을 위해 안전한 통로를 확보할 책임과 자원이 있다"라며 "우리의 가장 충실한 동맹과 민간 비정부기구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의 미군 철군을 두고는 "당신의 형제, 자매들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최고의 희생을 치렀다. 매일 우리는 당신들의 헌신과 용기에 겸손해진다"라며 "미국을 향후의 테러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켰고, 20년에 걸친 안전과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했다.

현재 혼란이 끊이지 않는 아프간 정세를 두고는 "이런 시기에는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도 "우리 국가와 마찬가지로 아프간도 회복력 있고 활기찬 국민들로 이뤄져 있다. 거의 인구 65%가 25세 이하"라고 희망을 제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기회와 교육, 자유를 위해 그들이 할 선택이 아프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언, 향후 아프간의 운명은 그들 국민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 배우자인 로라 부시 전 영부인을 거론, "로라와 나는 부시 센터 팀과 함께 미국인으로서 절실한 시기에 지원하고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목숨을 구하고 아프간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는 데 결의를 모으자"라고 당부했다.

아프간에서는 미군 철군 이후 세력을 확장하던 탈레반이 15일 수도 카불에 진입해 대통령궁까지 장악하고 승리를 선언한 상황이다. 그간 아프간 정부를 지도하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본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9·11 테러 20주기 전 완수를 목표로 자국군 철군을 추진했으며, 지난 5월부터 실제 철군을 실행했다. 국제 사회는 이에 따라 아프간이 다시 탈레반을 비롯한 테러 세력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미군 철군 일정에 맞춰 아프간에서 세력을 확장하던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며 이런 우려는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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