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가운데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미군 수송기 한 대를 꽉 채운 아프간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사진은 16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이 입수해 보도한 것으로,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을 이륙해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로 향하는 미 공군 C-17 글로브 마스터 3호기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을 보면 히잡을 두른 여성을 비롯해 어린이들과 젖병을 문 아기 등 아프간인들이 수송기 바닥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이 있다. 무릎도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쭈그려 앉아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이 수송기의 최대 정원인 134명의 약 5배에 달하는 6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 국방부 관계자는 "그렇게 많은 사람을 태울 생각은 없었지만, 아프간인들이 수송기 문이 반쯤 열리자 몰려들었다"며 640여명에 이르는 아프간인들을 태우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디펜스원과의 인터뷰에서 "승무원들은 이들을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같이 가기로 결정했다"며 이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40명보다 더 많은 아프간인들을 태운 수송기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탑승에 성공한 아프간인들은 수송기 바닥에 빼곡히 앉아 임시 안전벨트로 사용되는 화물 끈에 붙잡은 채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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