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이종범은 발탁 류현진은 탈락…1차지명 변천사

기사등록 2021/08/17 06:00:00

재능 있는 신인 1명 선점…구단 10년 운명도 좌우

1차지명 제도, 프로야구 출범 후 수차례 변화

이종범·이정후, 부자 첫 1차 지명…한기주 계약금 10억원은 역대 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프로야구 구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10개 구단 단장이 참여해 코로나19 확산 관련해 전반적인 대책 논의를 하며, 리그 중단에 대한 회의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의 모습. 2021.07.1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오는 23일 프로야구 각 구단은 1차 지명 신인을 발표한다. 각 팀의 10년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선택이 공개되는 날이다.

KBO리그의 신인 지명은 지역 연고 1차 지명 1인과 지역에 관계없이 지명하는 2차 드래프트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1차 지명은 미국, 일본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제도다.

연고지 내 무제한 지명? 1차 지명 변천사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1차 지명 방식은 수차례 변화를 거듭했다.

초창기 1차 지명은 원년 6개팀이 전국을 광역별로 나눠 연고 지역 고교 출신 선수를 인원에 관계없이 지명할 수 있었다. 1차 지명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2차 지명에서 다른 연고 팀의 부름을 받는 방식이었다.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출범한 KBO리그는 해당 지역의 뛰어난 선수들을 불러 모으면서 더 큰 인기를 구가하게 됐다.

그러나 이는 곧 각 팀의 전력 불균형을 불러왔다. 해당 연고지에 전력이 강한 고교 야구팀이 있는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은 신인 선수 수급에서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해태 타이거즈가 일찌감치 '왕조'를 일군 데도 이러한 1차 지명 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일고, 군산상고 등 연고지 내 명문 고교팀이 많았던 해태는 일찌감치 우수한 자원들을 쓸어 담을 수 있었다.

결국 팀 간 전력불균형 문제를 보완화기 위해 선발 선수 숫자 등에 조금씩 변화를 줬다. 신생팀 빙그레 이글스가 창단한 1986년 1차 지명이 10명으로 제한됐고, 1987년 3명,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가 참여한 1990년에는 2명, 1991년에는 1명으로 줄었다.

단,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고졸 우선지명으로 연고지 내 고졸 선수를 뽑게 했다. 1996~1998년에는 3명, 1999년에는 1명을 선택할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된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kt wiz 박세진, 한화 이글스 김주현, NC 다이노스 박준영, 두산 베어스 이영하, LG 트윈스 김대현, 롯데 자이언츠 박종무, 넥센 히어로즈 주효상, SK와이번스 정동윤, KIA 타이거즈 김현주 선수 가족. 2015.08.24.  bluesoda@newsis.com
고졸 우선지명 제도도 폐지된 2000년부터는 지연 연고 1차 지명을 1명으로 제한했다. 2차 지명은 전원 드래프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모든 팀이 1차 지명 선수를 가질 수 있던 아니었다. 현대 유니콘스는 연고지 이전이 문제가 돼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 간 1차 지명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이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강팀이던 현대의 전략 약화를 불러온 단초가 됐다.

지역 연고 1차 지명이 일시적으로 폐지된 때도 있었다. 2010년부터 4년 간은 전력평준화를 위해 전면드래프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면드래프트는 프로야구 근간인 지역 연고제와 배치되는 데다 프로 구단들의 지역 아마 팀 지원이 줄어드는 문제를 야기했다. 고교 유망주의 해외 리그 진출도 부쩍 늘었다.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2014년 다시 1차 지명 제도가 부활했다.

그러나 지역 연고로 하는 신인드래프트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프로야구는 또 다시 전력 평준화를 이유로 2022년 후반기에 열리는 2023 신인드래프트부터 전면드래프트로 돌아간다.

'류현진을 패싱?' 1차 지명에 울고 웃고…지명 변천사
【광주=뉴시스】  10일 오후 광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대 한화이글스 경기중 한화선발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이동원기자 dwlee@newsis.com
될성 싶은 떡잎들을 '선점'하는 만큼 프로야구에서는 1차 지명 출신의 스타들이 대거 배출됐다.

1983년 프로야구 첫 신인 1차 지명으로 뽑힌 김시진·장효조·황병일(삼성 라이온즈), 장호연·한대화·박종훈(OB 베어스·당시 대전 연고), 최동원·유두열(롯데 자이언츠) 등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불세출'의 투수 선동열도 1985년 해태 1차 지명 출신이다.

1991년부터 1인 1차 지명이 시행되면서 본격적으로 각 구단의 희비가 갈렸다. 선택의 폭의 좁아진 만큼 실패 확률도 높아졌다.

1인 지명이 처음 시작된 1991년 해태도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그해 해태는 1명만 고를 수 있는 1차 지명에서 야수 김기태가 아닌 투수 오희주를 택했다. 오희주는 1군 통산 33경기 3승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7만의 성적만 남겼다.

반면 특별 지명으로 쌍방울 유니폼을 입은 김기태는 거포로 성장, 통산 249홈런을 날린 레전드로 이름을 남겼다.

1차 지명 선택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 사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2006년 SK 와이번스다.

당시 SK는 동산고 투수 류현진 대신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1차 지명으로 택했다. 귀한 포지션인 포수인 이재원은 타격 재능까지 갖추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류현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받은 팔꿈치 수술이 약점으로 평가됐다.

결국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은 류현진이 데뷔 첫 시즌부터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최다 탈삼진)에 오르자, SK의 선택은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시상식.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이정후가 아버지인 이종범 코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01. (Canon EOS-1D X Mark Ⅱ EF100-400 f4.5-5.6 IS Ⅱ USM ISO 5000, 셔터 1/400, 조리개 5.6) scchoo@newsis.com
프로야구 역사가 쌓이면서 대를 이은 '1차 지명'의 영광도 나왔다.

 '최초'의 부자 1차지명의 주인공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썼다.

이 코치는 1993년 해태의 1차지명을 받아 프로에 뛰어들었다. 이정후는 2017 신인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뽑혔다.

3년에는 프로야구 사상 첫 동일 구단 부자 1치 지명도 탄생했다.

1990년 1차 지명으로 해태(현 KIA)의 유니폼을 입었던 정회열 전 KIA 코치의 아들 정해영이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부름을 받았다.

반면 NC는 지난해 사상 초유의 신인 1차 지명 철회라는 쓰라린 기록을 썼다. NC가 2021년 1차 지명으로 김유성(당시 김해고)을 택했다. 그러나 지명 직후 김유성은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고, 구단은 곧바로 김유성의 지명을 철회했다.

15년째 깨지지 않는 한기주의 10억
【광주=뉴시스】  20일 저녁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기아 마무리 한기주가 9회초 롯데 공격, 2사 주자 2루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뻐하고 있다. /허상욱기자 wook@newsis.com
'1차 지명'은 한때 대박 보증 수표였다. 각 구단들은 1차 지명에 거는 기대를 두둑한 계약금으로 표현했다.

역대 신인 계약금 1위는 2006년 KIA가 1차 지명 한기주에게 안긴 10억 원이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한기주에 기대가 컸던 KIA는 유례가 없던 거액을 투자했다. 10억 원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1차 지명의 계약금이 대폭 줄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격차가 커지면서 유망주들이 입단하자마자 잠재력을 터뜨리는 경우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수년간 프로에서 적응을 거친 뒤에야 자리를 잡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1차 지명 계약금의 거품도 빠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을 깬 건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에 지명된 장재영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장재영을 선택하면서 키움은 9억원의 계약금을 내줬다. 한기주에 이은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 2위 기록이다.

다만 장재영도 입단 첫 해인 올해는 제구 조정 등을 위해 2군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이 부문 3위는 임선동(1997년·LG), 김진우(2002년·KIA), 유창식(2011년·한화)의 7억원이다. 특히 임선동의 7억원은 1997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김명제(2005년·두산)와 윤호솔(2013년·NC), 안우진(키움)은 6억원의 대우를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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