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BTS 등 K팝, 日 오리콘차트 점령하는 이유 있었네

기사등록 2021/08/12 06:28:00

방탄소년단 주축 하이브 레이블 싹쓸이

TXT, 엔하이픈 등 4세대 아이돌도 활약

소셜 미디어·유튜브에 능숙한 K팝 그룹 영향력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버터'. 2021.08.03.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오리콘 차트가 국내 음원차트 같아요."

K팝 그룹이 일본 오리콘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1위를 포함 차트 상위권 안착이 너무 빈번해서 특별한 뉴스로 다루기 힘들 정도다.

미국 빌보드를 휩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역시 일본에서도 선봉이다. 세계를 휩쓴 글로벌 히트송 '퍼미션 투 댄스'(PTD)와 '버터'는 11일 오리콘이 발표한 최신 차트(8월16일자) 포함 오리콘 '주간 스트리밍 랭킹'에서 5주 연속 1·2위를 싹쓸이했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K팝을 이끄는 3세대 그룹들이 역시 오리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는 최근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 오리콘 일간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또 일본 애플뮤직 톱 앨범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 못지 않게 아시아에서 인기를 누리는 '트와이스'도 지난달 28일 발표한 일본 세 번째 정규 앨범 '퍼펙트 월드(Perfect World)'로 오리콘 일간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2세대 그룹의 활약도 여전하다. '샤이니'는 지난달 28일 출시된 샤이니 일본 새 미니앨범 '슈퍼스타(SUPERSTAR)'로 오리콘 일간 앨범 차트에 이어 위클리 앨범 차트도 1위를 차지했다.

4세대 아이돌의 활약도 눈부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팬라이브 DVD러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엔하이픈(ENHYPEN)'은 일본 데뷔 싱글 '보더 : 하카나이(BORDER : 儚い)'로 일본 레코드협회로부터 골드 디스크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1.08.04.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이밖에도 JYP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키즈, AQ엔터테인먼트의 에이티즈 등도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K팝 그룹들이다.

걸그룹 '로켓펀치'는 데뷔 앨범 '버블업!'으로 오리콘 일간 앨범 차트에서 9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최근 일본 유명 주간 '슈칸분슌' 온라인 판은 K팝 4세대 아이돌 그룹의 인기를 조명하기도 했다.

최근 K팝의 오리콘 점령은, 작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방탄소년단이 재점화한 일본 3차 한류가 4차 한류로 이어지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K팝의 특징 중 하나는 K팝 레이블에 대한 확고한 신뢰다.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HYBE) 레이블즈가 그 주축이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하이브 레이블즈는 올해 일본 레코드협회가 발표한 골드 디스크 인증 작품에 9개의 앨범 및 싱글을 올렸다.

[서울=뉴시스] 트와이스. 2021.07.30.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올해 K-팝 아티스트의 골드 디스크 인증은 총 15개로, 하이브 레이블즈가 60%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밀리언과 더블 플래티넘,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한 K-팝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엔하이픈뿐이다.

하이브 레이블즈의 일본 내 파급력은 팬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출하량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일본 레코드협회는 음반 출하량에 따라 골드(10만 장 이상), 플래티넘(25만 장 이상), 더블 플래티넘(50만 장 이상), 밀리언(100만 장 이상)으로 구분한다.

하이브는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2021년 1~7월 음반 출하량은 일본에서 최소 280만 장이며, 실제 수치는 이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추산했다.

K팝 시스템의 현지 이식도 K팝 인기 지속의 이유다.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이 프로듀싱한 걸그룹 '니쥬'는 현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이브는 엠넷과 합작으로 선보였던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에 출연했던 연습생 5명에 추가 멤버를 영입, 일본 기반의 보이그룹을 이르면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보통 일본 시장은 동방신기의 예에서 보듯, 아이돌 그룹이 현지에서 작은 공연부터 출발해 팬들과 함께 성장해서 성공한다는 흥행 공식을 가지고 있다. 인기를 얻은 경우에도 전국 투어를 돌며 팬덤을 공고히 한다.
 
[서울=뉴시스] 그룹 'ENHYPEN(엔하이픈)'. 2021.07.26. (사진=빌리프랩 제공) photo@newsis.com
하지만,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투어는 물론 작은 공연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K팝 그룹들의 인기가 가속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에 능숙한 K팝 그룹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거리감에도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온라인에 익숙한 일본 신세대들이 어렸을 때부터 동방신기, 빅뱅 등 2세대 K팝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 자라 K팝 문법에 자연스럽다는 것도 비결 중 하나다.

일본에 정통한 K팝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아이돌을 좋아하더라도 30대 초반 이상까지는 반한 감정 등에 휘둘릴 여지가 있는데 특히 일본 10대는 반한 감정은커녕 음악·드라마·뷰티 등 K-문화에 익숙해 오히려 친한적"이라면서 "코로나19 등 국제적 문제나 정치 상황과 별개로 당분간 일본 내 한류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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