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중단하면 잘못된 신호 줄 수 있어"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럽연합(EU) 6개 회원국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추방을 중단하지 말라고 유럽 집행위원회에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벨기에·덴마크·독일·그리스·네덜란드 내무부 장관은 지난 5일자로 유럽 집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난민 추방이 계속될 수 있도록 아프간 정부와 대화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회원국들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난민을 아프가니스탄으로 긴급히 돌려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추방 중단은 아프간인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집행위는 이날 서한 수신 사실을 확인하면서, 준비되는 즉시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달베르트 얀츠 유럽 집행위원회 내무부 대변인은 아프간에 난민을 추방해도 안전할지 질문에 "EU 회원국에 달려 있다"며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추방 가능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부터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주요 경제 도시 쿤두즈를 포함한 지방 수도들을 점령하자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다만 아프간 출신 난민들이 유럽으로 대규모 유입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고위 EU 관계자는 "이주 문제 위기에 직면한 건 아니다"라면서 "내전으로 아프간 국민 최대 50만명이 인근국으로 피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런 맥락에서 현재로선 난민들을 강제 추방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EU 회원국에 유입된 아프간 출신 난민은 1200명가량으로, 대부분 자발적 귀국했다. 200명은 강제 추방됐다.
안토니우 비토리누 유엔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 상황 악화와 특히 인구 이동 및 추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토리누 사무총장은 아프간이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극심한 가뭄에 고통받고 있다며, 인구 절반이 긴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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