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운명의 1주일'…경영복귀 관심 집중

기사등록 2021/08/08 11:09:00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 개최…13일 가석방 가능성↑

재계, 거주지·해외 출국 제한 없는 사면 재차 요구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을 결정지을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부회장이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로 선정되면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석방된다.

8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9일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등의 가석방 여부를 논의한다.

가석방심사위는 강성국 법무부 차관(위원장), 구자현 검찰국장, 유병철 교정본부장 등 3명의 내부위원과 윤강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김용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홍승희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용매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조윤오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등 외부위원 5명으로 구성됐다.

심사위는 대상 명단을 검토한 뒤 재범 위험성과 범죄 동기, 사회의 감정 등을 고려해 적격 여부를 과반수로 의결한다. 이르면 9일 가석방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후 이 부회장과 박영수 전 특검 측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1심 재판 과정에서 형기 상당수를 복역한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제계와 종교계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 또는 사면을 잇달아 요구해 왔다. 또 국민 70%정도가 이 부회장의 사면이나 가석방을 찬성하는 등 여론도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현실화 되면 삼성의 투자나 M&A 행보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역시 현장 경영 등 조직의 분위기를 다잡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가석방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재계는 여전히 사면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사면과 달리 구금 상태에서만 풀려나는 것을 의미하는 가석방 상태에서는 취업과 해외출국 등 자유로운 경영활동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석방자는 주거지 관할경찰서장의 보호·감독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이에 경제 5단체장은 조만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 부회장의 사면을 재차 요구할 예정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이 부회장의 사면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사면은 쉽지 않다.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특별 사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일관되게 밝혔다. 또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특별사면이 가능하려면 위원회도 열어야 하고 휴가철도 꼈고 코로나19로 심각한데 시간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 내부는 말을 아끼면서도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면 이 부회장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그래도 석방이 되면 이 부회장의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어서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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