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中 女투포환 선수에 "결혼은 언제" 질문…성차별 비난

기사등록 2021/08/06 16:57:46

"남자같은 여자" 지칭하며 "남자친구와 팔씨름은…"

[도쿄=AP/뉴시스]지난 1일 도쿄올림픽 여자 투포환에서 우승한 중국의 공리자오(巩立姣) 선수가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가 공리자오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은 언제 할 것이며 아이는 낳을 것이냐"고 물은 것에 대해 중국 온라인에서 성차별적이며 편협하다는 반발과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2021.8.6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중국 관영 CCTV가 지난 1일 도쿄올림픽 여자 투포환에서 금메달을 딴 공리자오(巩立姣)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은 언제 할 것이며 아이는 낳을 것이냐"고 물은 것에 대해 중국 온라인에서 성차별적이며 편협하다는 반발과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BBC가 6일 보도했다.

CCTV는 공리자오를 인터뷰하면서 그녀에 대해 "남성 같은 여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여성과의 인터뷰에서는 결혼만이 유일한 얘깃거리인가"라는 해시태그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중국 여성들에 대한 뿌리깊은 기대와 아름다움과 여성스러움에 대한 구시대적 이상에 반대하게 만들었다.

인터뷰에서 공리자오는 "남자같은 여자라는 인상을 준다"라는 CCTV 여기자의 말에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지라도 속으로는 여전히 여자에 가깝다"라고 답한다.

이에 기자는 공리자오에게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다. 또 다른 여기자는 "지금까지 투포환에서는 남자같은 여자였는데, 앞으로는 너 자신(여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놀란 듯한 공리자오는 "훈련을 중단하면 살이 빠지고 결혼해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여자로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라고 답했다.

또 "남자 친구가 있는지, 어떤 남자를 찾고 있는지, 그리고 남자 친구와 팔씨름을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공리자오는 웃으며 "팔씨름은 하지 않는다. 나는 매우 온화하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인터뷰 동영상은 웨이보에서 3억회 이상 조회됐고 네티즌들은 공리자오 선수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웨이보에는 여자 체조 선수에게는 "어떻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반면, 여자 권투 선수에게는 "남자 친구가 당신을 이길 수 있나"라고 묻는, 공리자오에 대한 인터뷰 질문을 조롱하는 만화도 인기를 끌었다.

많은 네티즌들은 또 공리자오의 웨이보 계정에 수백개의 응원 메시지를 남기며 그녀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한 네티즌은 "중요한 것은 그녀(공리자오)가 결혼할 수 없느냐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남자도 그녀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것은 단지 결혼이나 외모뿐 아니라 꿈과 성취에 관한 것"이라고 말해 인기를 끌었다.

공리자오 자신도 이 글에 대해 "내가 느끼는 것을 완전히 표현해주었다. 고맙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