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공격적 온라인 사업 재편 '주목'…키워드는 '통합'

기사등록 2021/08/04 10:22:36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161조…식품 거래액 20조 달해

"충성고객 확보해 안정적 매출 도모"…식품업계 '자사몰 강화'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온라인 식품 시장이 코로나 시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언택트 소비가 대세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다. 식품업계는 자사몰 강화 등을 통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키워드는 '통합'이다. 기업들은 분산돼 있던 온라인 몰 관리 체계를 통합하며 지휘계통에 있어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는데 한창이다. 또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흩어져 있던 온라인 몰 시스템을 합쳐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업체도 있다.

4일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20년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2010년 25조원이었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지난해 161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약 10년만에 온라인 시장 규모는 6배 이상 껑충 뛰었다.

배달음식 주문 등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7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8.6% 증가했다. 음식료품의 경우 19조9180억원으로 전년 보다 48.3% 증가했다. 온라인 농축산물 거래액은 6조5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 올랐다.

올해는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이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보다 온라인을 통한 구매율이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는 먼저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 시장 강화를 추진하게 만들었다. 신세계그룹이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을 합치면 24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의 거래액 26조원 규모와 맞먹는다.

식품업계도 온라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온라인 사업 목표는 자사몰 강화로 요약된다. 식품업계에서 운영하는 자사몰은 그동안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주요 판매 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네이버를 비롯해 쿠팡 등 기존 판매 채널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자사몰 강화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신사업 기반을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식품업계의 1차 목표는 충성고객 확보다. 기존 판매채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매출이 오를 경우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패이백 전략을 사용해 양적·질적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의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오픈 이후 매출, 회원수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충성 고객 확보를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다.

먼저 프리미엄 멤버십인 '더프라임(the Prime)'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가입장벽 완화와 구매혜택 확대, 독점 행사 강화 등 멤버십 회원들의 실질적인 혜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새롭게 개편되는 '더프라임' 유료 멤버십은 자동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매월 회원비를 결제하는 불편함을 덜었으며 첫 달 무료 체험 기회까지 제공한다.

구매 혜택도 강화했다. 월 8회 한정으로 추가 5%를 할인해주던 기존 시스템에서 횟수 제한 없이 상시 추가 7% 할인 변경, 혜택범위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 '더프라임' 회원 대상 독점 행사도 늘린다. 전용 할인 행사를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했다.

풀무원은 자사 브랜드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풀무원'을 오픈했다. 풀무원식품, 풀무원건강생활, 풀무원녹즙, 올가홀푸드 등을 모은 통합 온라인 쇼핑몰이다.

고객들은 #풀무원에서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 각종 식품은 물론 건기식, 건강음료, 일일배송 도시락(잇슬림)과 생활·주방·반려용품, 뷰티용품까지 풀무원의 모든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hy는 '프레딧'을 운영하고 있다. 프레딧에서는 화장품, 여성, 유아, 생활용품으로 구성한 '프레딧 라이프'와 유제품, 건강기능식품, 신선식품 중심의 '프레딧 푸드' 카테고리를 운영한다. 기존 온라인 몰 '하이프레시'는 '프레딧 푸드'로 통합됐다.

프레딧은 고객들에게 주문수량, 금액에 관계없이 전국 1만1000명 프레시 매니저가 배송비 없이 전달한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고객 편의를 위해 무료 반품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흩어져 있던 온라인 조직을 통합·운영하며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 업체도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각 계열사와 사업부로 분산 운영되던 온라인 조직을 통합, 동원디어푸드를 신설했다. 동원디어푸드는 동원몰 운영을 담당하다.

동원몰은식품 전문 쇼핑몰인 동원몰, 온라인 장보기 마켓인 더반찬&, 국내 최대 축산 온라인몰인 금천미트 등 동원 계열사가 생산,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취급한다.

최근에는 PC와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개편했다. 동원디어푸드는 개편을 통해 상시 운영 특가 행사관 'D-day'(디데이)와 맞춤형 서비스 'For You'(포유) 등을 도입했다.

온라인 시장 규모는 향후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온라인 사업으로 사업의 중심축이 서서히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업주부의 축소 및 직장맘의 증가 ▲대형마트 의무 휴무 규제 ▲온라인 식품에 대한 신뢰도 상승 등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몰에 고객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매출도 오를 경우 기존 채널에 지급하던 판매 수수료와 광고비를 아낄 수 있어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식품업계가 자사몰을 강화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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