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역사서가 정치사 중심·남성 중심의 역사책이었다면, 이 책은 기존 역사에서 그다지 중점을 두지 않았던, 즉 밑줄을 치지 않은 곳의 역사를 새롭게 복원한다.
동아시아에서 유교적 가치관에 억눌려 살았던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의 삶과 사랑에 대해 천착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삼국시대부터 식민지까지의 '사람'과 '사랑' 이야기에 주목한다.
저자는 시와 노래로 남은 연애사건 28가지를 발굴하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시대와 문화를 직조해낸다.
청렴 정승 황희의 간통 스캔들, 천재학자 율곡의 플라토닉 러브, 성리학의 대가 이황의 러브픽션에서는 역사적 위인이 아닌 로맨스의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내시와 궁녀의 몰래한 사랑, 봉빈과 소쌍의 대식 소동, 정절의 제국에서 ‘탕녀’로 소비된 유감동과 어우동의 사연에서는 권위적 해석과 윤리적 왜곡에 감춰진 그네들의 질곡을 경험할 수 있다. 이영숙 지음, 424쪽, 뿌리와이파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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