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700조 육박…주담대 올해 들어 최고

기사등록 2021/08/02 16:15:40

가계대출, 지난달 말 695조3082억원

주담대와 신용대출, 각 3.8조, 1.9조↑

"특별한 계절 요인 없어 자연증가분"

은행 "전년 比 5~6% 증가 범위 관리"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국내 주요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조원 가까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도 주담대만큼은 아니지만 휴가 시즌과 공모주 청약 등 영향으로 한 달 전보다 2조원 정도 늘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689조1073억원 대비 6조2009억원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가장 크게 늘어난 지난 4월 말 증가액 9조2266억원 만큼은 아니지만 그다음으로 눈에 띄게 불어났다. 증가세를 견인한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주담대 잔액은 489조5837억원으로 전월 485조7600억원보다 3조8237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가장 크게 증가난 규모다. 이 기간 신용대출 잔액도 140조8930억원으로 전월 139조294억원보다 1조8636억원 뛰었지만 지난 4월 말 증가액(6조8401억원)에는 훨씬 못 미친다.

은행권에서는 지난달 주담대가 4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에 대해 자연증가분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계절 요인은 없어서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어 동일한 건수라도 이전보다 대출금액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가율이 얼마나 둔화되는지는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주택 공급이 끊기지 않는 이상 주담대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지난달 규모는 예상 가능한 선"이라고 말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휴가 시즌과 공모주 청약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휴가 시즌이라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두고 생활비처럼 찾아 쓰는 고객들의 수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공모주 청약 영향도 일정 부분 차지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수시로 우대금리나 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권고사항을 지키려면 우량대출의 경우 전년 대비 5%, 중저신용자대출을 포함하면 6%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6월 기준 연 2.81~3.53%로 집계됐다. 전월 2.73~3.35% 대비 0.08~0.18%포인트 오른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지난해 6월 중 취급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38~2.85%로 0.43~0.68%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더라도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 전체 가계대출금리는 2.92%로 전월 대비 0.03% 올랐다. 직전달 지표금리의 전반적인 상승과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노력 등으로 주담대, 신용대출 금리가 모두 오른 게 반영된 결과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연내 인상을 시사하고 있으니 시장에 미리 반영된 것"이라며 "국채 등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주담대, 신용대출 등 개인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이자는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같은 조건에서 자영업자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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