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대표팀에 승선한 그를 향한 팬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아시안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자 대표팀을 병역 혜택의 도구로 이용했다는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도 오지환을 향한 여론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지만 오지환은 오히려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도쿄에 오기 전인 7월 24일 LG와의 평가전 도중 왼쪽 턱 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5바늘을 꿰맸다.
하지만 이튿날에도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고, 도쿄에 왔다. 김경문 감독은 그런 그를 두고 "오지환이 일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악문 오지환은 실력으로 대표팀 자격을 입증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오지환을 대표팀으로 선발한 이유에 대해 "타율은 낮지만 수비를 가장 잘한다"고 설명했지만, 방망이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쿄올림픽 첫 경기부터 오지환은 펄펄 날았다. 홈런 한 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한국의 준결승 진출이 걸린 2일 이스라엘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도 오지환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들어갔다.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경기에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팀이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2회말 무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이번 대회 두 번째 홈런이다.
오지환읜 홈런으로 한국 타선에 활기가 돌았고, 한국은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11-1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오지환은 홈런 상황에 대해 "한 번 해본 팀이었고, 지난 번과 다르게 끌려가고 싶지 않아서 초반에 집중했다"며 "경기 전 (김)현수 형과 타자들이 모여서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으니 우리가 더 쳐주면 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빨리 많은 점수로 리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홈런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 초구에 직구가 와서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전 논란을 떠올린 듯 "예전에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힘든 것을 티 내고 싶지 않았다"며 "대표팀 다운 선수가 되고, 승리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남은 경기에서도 오지환은 이를 악물고 뛸 생각이다.
오지환은 "남은 경기에서도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겠다.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역량을 모두 발휘하고 싶다. 그런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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