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강은혜 11초전 동점골·주희 선방, 핸드볼 8강 불씨 살렸다

기사등록 2021/08/02 11:56:30

일본, 노르웨이 꺾으면 한국 탈락…비기거나 패하면 한국 8강 진출

강재원 감독 "지켜보겠다"

8강 진출하면 B조 1위 스웨덴과 준결승 진출 다퉈

[도쿄=AP/뉴시스]여자핸드볼 강재원 감독
[도쿄=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 여자핸드볼이 극적인 동점골과 골키퍼 선방으로 2020 도쿄올림픽 8강 불씨를 살렸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와 2020 도쿄올림픽 핸드볼 여자 A조 조별리그 최종 5차전에서 후반 종료 11초를 남기고 터진 강은혜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31–31 무승부를 기록했다.

1승1무3패(승점 3)가 되면서 자력 8강 진출은 불가능해졌다. 이날 오후 9시30분 일본-노르웨이의 결과를 봐야 한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다. 1승3패(승점 2)인 일본이 이기면 한국이 탈락, 비기거나 패하면 한국이 8강에 오른다.

[도쿄=AP/뉴시스]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 선수들이 2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5차전 앙골라와의 경기를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한국은 경기 종료 10초 전 강은혜의 동점 골로 앙골라와 31-31 무승부를 기록해 1승1무3패로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2021.08.02.
일본이 비길 경우, 한국, 일본, 앙골라 세 팀이 1승1무1패로 같지만 우선 승자승 원칙에서 일본은 한국, 앙골라에 모두 졌기 때문에 탈락이다. 한국과 앙골라는 비겼으나 골득실에서 한국(–18)이 앞서 순위표 위에 자리한다. 앙골라는 –26다.

일본이 노르웨이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해야 한국이 탈락하는 셈이다. 노르웨이는 4전 전승으로 조 1위와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땀을 많이 흘린 강재원 감독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일단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노르웨이와 일본의 전력 차가 크기 때문에 노르웨이가 승리할 것이라고 보지만 모르는 일이다"며 "이번 올림픽은 정말 힘들다. 8강에 올라간다면 정말로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도쿄=AP/뉴시스]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김보은(왼쪽)과 김진이가 2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5차전 앙골라와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은 경기 종료 10초 전 강은혜의 동점 골로 앙골라와 31-31 무승부를 기록해 1승1무3패로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2021.08.02.
이어 "(8강 진출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올라가지 못하면 감독 책임이고, 올라가면 선수들이 잘해서 그런 것이다"며 "계속 어려운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고 했다.

30-31로 뒤진 종료 11초 전, 나온 강은혜의 동점골에 대해선 "포메이션을 준비한 게 있었다. 상대가 조금 루즈한 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심판이 빨리 패시브를 불었고, 강은혜가 득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마지막 위기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31-31에서 앙골라가 빠른 공격 전개로 하프라인을 넘어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가 뚫려 버저비터 위험이 있었으나 골키퍼 주희의 손에 걸려 실점하지 않았다. 이 슛이 들어갔다면 31-3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 확정이었다.
[도쿄=AP/뉴시스] 한국 여자 핸드볼팀의 김진이가 2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5차전 앙골라와 경기하고 있다. 한국은 경기 종료 10초 전 강은혜의 동점 골로 앙골라와 31-31 무승부를 기록해 1승1무3패로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2021.08.02.
강 감독은 "골키퍼 주희가 막은 것도 다행이지만 그보다 강은혜가 센스 없이 슈팅하는 선수에게 붙었다면 7m 스로우가 불릴 수 있었다. 그걸 (강은혜가) 놔둬서 다행이다. 늦어서 잡지 못한 게 다행이고, 결정적이었다"며 "어찌 보면 운이 좀 따른 것 같다"고 했다.

강은혜와 함께 가장 많은 7골을 넣은 정유라는 "노르웨이가 주전을 모두 빼고 해도 일본은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노르웨이를 응원하면서 볼 것이다"고 했다.

정유라는 지난해 4월을 포함해 10년 동안 오른쪽 무릎만 5번이나 수술했다. "지금 뛰는 것도 감사하고 기적이다"며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8강에 간다면 주눅 들지 말고 국내에서 하던 것처럼 선수들이 모든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이 8강에 오른다면 B조 1위를 확정한 스웨덴과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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