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원에 장애인 인식 교육 요구"
가족 기다리다 여성 위협 오인 받아
의사소통 어려움…경찰, 뒷수갑 체포
"장애인 인지 못한 상황, 적법절차 거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 장애인 단체와 고모(23)씨, 고씨의 가족은 22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며 "경찰청 등에 장애인 수사 관련 현장 대응 매뉴얼을 개선하고 경찰관 전원에 대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진정인들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저녁 고씨는 집 앞에서 외출한 가족을 기다리며 혼잣말을 했는데, 근처에 있던 한 여성이 자신을 위협하는 것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고씨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출동한 경찰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는데, 경찰은 고씨가 대답을 회피하고 현장을 이탈하려한다고 판단해 뒷수갑을 채우고 현행범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고씨의 어머니를 통해 신원을 파악해 고씨를 석방했고 신고인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진정인들은 "체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및 종결 이후 경찰의 태도에 대해 아쉬움을 넘어 분노할 수 밖에 없다"며 "경찰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어 무고한 고씨에게 뒷수갑을 채운 것도 모자라 고씨의 부모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하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시 경찰이 사건 경위를 묻는 고씨의 어머니에게 "장애인 아들을 목걸이도 없이 밖에 내보내면 어떻게 하냐"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진정대리를 맡은 나동환 변호사는 "발달장애인은 언어를 통한 의사표현이 어려워 스스로 자기권리옹호를 제대로 하지 못해 형사사법절차에서 더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체포·연행 등의 초기단계에서부터 신뢰관계인 동석, 의사소통 조력 등의 규정들이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정 대상이 된 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은 당시 피해자가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처벌을 원해 적법절차를 거쳐 고 씨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출동 당시 고씨가 아무런 말이 없었고 특이 행동도 없어서 발달장애인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차에 태우려는 과정에서 저항이 있어 앞수갑을 채우려했으나 저항이 계속돼 뒷수갑을 채웠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고씨 가족 등은 경찰관들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경찰관들이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차별적, 강압적 언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 사건을 처리한 경찰관들은 그런 언행을 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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