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동 여전, 델타 변이 확산에 유행 안 줄어
"고위험군 접종까지 시간끌기…4단계 유지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 지 10일이 지났지만 오히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4단계 종료를 나흘 앞두고 생활방역위원회를 소집해 거리두기 연장 여부에 대해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추가 연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2일 기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지 11일째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해 빠르면 일주일, 길면 2주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 수는 여전히 1000명을 넘고 있으며 지난 21일 0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인 178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22일 0시 기준 통계에는 청해부대 내 확진자 수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1000명대 중후반의 유행 규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파력'을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 4주 0.99에서 6월 5주 1.20, 7월 1주 1.24, 7월 2주 1.32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명의 확진자가 몇 명에게 감염을 전파시키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감염재생산지수가 1.32면 1명의 확진자가 1.32명에게 전파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당국은 이동과 모임, 델타형(인도형) 변이 확산 등으로 유행이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델타형(인도형) 변이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검출률 33.9%로 나타나 일주일 전 23.3%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에 한정하면 같은 기간 델타 변이 검출률은 26.5%에서 36.5%로 늘었다.
이동량을 보면 주말이었던 17~18일 기준, 직전 주 대비 수도권의 경우 5.0% 감소하는데 그쳤고 비수도권은 오히려 0.9% 더 늘었다.
최근 2주간 신고된 1만9512명의 확진자 중 절반에 달하는 44.7%(8723명)은 집단감염 사례가 아닌 개별적으로 선행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 모임이 가능하고, 유흥시설은 집합 금지이지만 카페나 음식점은 문이 열려있기 때문에 낮에 밀도가 높아져 풍선효과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가급적 빨리 종료하려는 계획이었다. 유흥시설 집합 금지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사회·경제적 피해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4단계 적용 후 2주가 다 되어가는 시점까지도 유행 규모가 감소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일단 정부는 21일 오후 8시 생활방역위원회를 열고 현재 위험도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여부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이후 관계 부처, 지자체 등과 논의를 거쳐 오는 25일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현재 26일 0시까지 유효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 규모와 접종률을 고려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4단계는 고위험군의 접종이 완료될 때까지 일종이 시간 끌기를 위한 방책"이라며 "지금은 유행이 줄어든다기보다는 현행 유지를 하는 효과 정도인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당분간은 (4단계를) 유지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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