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퍼미션 투 댄스' 빌보드 1위…'버터'와 바통터치
'영어 3부작'...BTS가 BTS를 밀어내는 상황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PTD)가 24일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7주 연속 1위를 지킨 자신들의 곡 '버터(Butter)'와 '바통 터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퍼미션 투 댄스'는 영국 스타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경쾌한 댄스 팝 장르다.
'버터'가 올해 '핫100'에서 최장 1위 기록을 세운 '괴물 신예'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스 라이선스' 기록(8주 1위)과 동률을 이루기 직전, 정상에서 내려온 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핫100'에서 처음 1위를 차지한 이후 10개월2주 동안 발표한 5곡을 연달아 1위에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또 방탄소년단이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찍은 것은 '다이너마이트'(3회)를 시작으로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리믹스 버전(1회), 앨범 'BE'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1회), '버터(Butter)'(7회), '퍼미션 투 댄스'(1회)에 이르기까지 통산 13번으로 늘었다.
'새비지 러브'는 제이슨 데룰로의 곡에 피처링한 곡이고, '라이프 고스 온'은 미디엄 템포의 한국어 곡이라 '영어 3부작'과 결이 다르다.
항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이번 '퍼미션 투 댄스'까지 '핫100' 정상에 올려, 내년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예상도 나온다. '영어 3부작'의 공통된 성공 비결의 키워드를 이번 신곡 제목 '퍼미션 투 댄스' 중 '댄스' 이니셜로 풀어봤다.
Dance : 춤 = 배가시킨 흥겨움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주목 받았던 점 중 하나는 '칼군무'였다. '세이브 미'와 '불타오르네' 시절에 보여준 역동적인 안무가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세계 인기그룹 반열에 오른 뒤 보여준 'DNA'의 유기적 안무들도 호평을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지난해와 올해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 내 일부 진성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특히 이번 신곡 '퍼미션 투 댄스'의 춤이 비교적 쉬워서 그런 반응이 컸다. 하지만 안무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국제 수화'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극히 일부에서 나오던 이런 목소리가 싹 없어졌다.
Aamy : 아미 = 남녀노소로 확대
아미는 '콘크리트 팬덤'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충성도가 높은 팬층이 두텁다. 팬클럽 이름 '아미'는 방탄복이 군대와 항상 함께하는 것처럼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언제나 같이 있겠다는 뜻으로 지었다. 긴밀한 관계를 자랑한다. 우상(아이돌)과 팬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여서 가능하다. 비슷한 연령대의 가수와 팬이 공감하며 함께 유대감을 맺어왔다.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꾸준히 '학원 폭력' '입시' '등골 브레이커'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세대에 호소력을 갖춘 노래를 들려줬다. 자신들이 경험하고 고민한 것들을 기반으로 한 노래를 쓰고 불렀다. 이런 확고한 팬덤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이름을 알려나갔다.
최근 '핫100' 1위에 방탄소년단의 팬덤의 다운로드가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 전국 라디오 방송국에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신청하는 화력도 과시했다.
Nevertheless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유연성
사실 방탄소년단에게 처음으로 '핫100' 1위를 안겨준 '다이너마이트'는 사실 이번 '다이너마이트'는 애초 방탄소년단 발매 계획에 없던 곡이다. 앨범 단위로 곡을 내는 방탄소년단에게 디지털 싱글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보통 1년 단위의 계획을 미리 세워놓는 것으로 알려진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닥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 이후 다른 청사진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월드 투어가 중단되는 등 예정된 활동이 모두 중단된 가운데 듣게 된 '다이너마이트'는 무척 활기찼다고 멤버들은 전했다. RM은 '다이너마이트' 발매 간담회에서 "저희가 시도하고 싶었던, 살짝 무게가 덜하고 생각 없이 신나는 곡이라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후 모두가 알다시피 K팝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를 쓰는 곡이 됐다.
상황에 따라 알맞은 판단을 한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의 유연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Celebrity : 유명인사 =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보이 밴드"지난 5월27일 미국 HBO 맥스 채널에서 방송된 '프렌즈' 특별판 '프렌즈: 더 리유니언(Friends: The Reunion)' 제작진이 이 프로그램에 특별 출연한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문구다.
방탄소년단은 실제 명실상부 '글로벌 수퍼 그룹이 됐다. 'K팝 그룹'이라는 수식 없이 팀 이름 차제만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하게 된 첫 K팝 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이 세운 기록으로 비교되는 팝스타들의 면면만 봐도 이들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빌보드에 따르면, 10개월 2주 만에 5곡을 '핫 100' 차트 1위에 올린 방탄소년단의 기록은 지난 1987~88년 9개월 2주 동안 5곡으로 '핫 100' 정상을 차지한 마이클 잭슨 이후 최단기간 기록이다.
최단 기간에 다섯 곡을 '핫100' 정상에 올린 팀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다. 이들은 1964년 6개월 동안 다섯 곡으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비틀스, 잭슨 다음으로 방탄소년단이 대기록을 쓴 것이다. 또 '핫 100' 1위를 자체 바통 터치한 것은 2018년 7월 드레이크(Drake) 이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시대 들어 '컬러 마케팅'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다이너마이트' 때 '연한 보라색', 같은 해 11월에 발매한 앨범 'BE'에선 흰색, 지난 5월 발매한 '버터'에선 노랑을 앞세웠다. 신곡 발표 때마다 주된 색을 정해 활동에 통일감을 주고 곡과 자신들의 브랜드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왔다.
이번 '퍼미션 투 댄스'의 주된 색은 주황이다. 따뜻하고 활발한 기운을 내는 색이다. '춤을 마음껏 추라'는 이번 신곡 메시지와 부합한다. 또 안정과 활기를 동시에 추구, 장애인들에게도 유용한 색으로 통한다.
Encourage : 용기를 북돋다 = 코로나 시대 위로
코로나19 시대 방탄소년단 '영어 3부작'의 가장 큰 공통점은 용기를 북돋는 곡들이라는 점이다. '다이너마이트'처럼 어둠을 밝히고, '버터'처럼 달콤하게 녹아 들며, '춤' 추는데 허락을 필요 없다는 자신감까지. 듣고 있으면 활력이 넘치는 곡들이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듯, 방탄소년단의 이런 메시지 역시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고(러브 유어셀프), 내 목소리를 낼 수(스피크 유어셀프) 있도록 이들이 오랜기간 아미와 호흡하며 쌓아온 것이 있어 가능했다. 이런 점들은 자연스레 코로나 시대에 위로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 세계적인 라이브 콘서트에도 함께 한다. 미국 뉴욕 국제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오는 9월25일 6개 대륙 주요 도시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24시간 생중계 공연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에 참여한다.
라이브 공연 무대는 한국의 서울을 비롯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호주 시드니, 나이지리아 라고스 등에 준비된다. '퍼미션 투 댄스'에 참여한 시런을 비롯 메탈리카, 콜드플레이, 위켄드, 도자 캣, 빌리 아일리시 등 어벤저스 급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