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벨기에 최소 126명으로 사망자 증가…곳곳 제방 붕괴 위험

기사등록 2021/07/17 09:39:05

물 빠지기 시작하면서 홍수 휩쓸린 차에서 시신 대규모 발견 우려

[코르델=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코르델 지방 인근 킬 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범람해 지역 기차역이 물에 잠겨 있다. 독일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지금까지 5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1.07.16.
[베를린=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독일과 벨기에의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6일(현지시간) 최소 126명으로 증가했다. 구조대원들은 여전히 수백명에 달하는 실종자들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종자 수가 130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상당수는 중복 집계된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실종자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독일 쾰른 남서쪽의 에어프트스타트 마을에서는 땅이 꺼지면서 여러 가정이 살고 있는 주택이 무너졌으며, 신치히에서는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는 장애인 생활보조센터가 물에 잠겨 12명이 숨졌다.

극단적인 폭우가 며칠 간 계속되면서 홍수로 집을 잃고 위험에 처한 독일인들만 수천명에 달한다. 여기에 곳곳의 하천 제방들이 붕괴 위험에 처해 있어 각 지역들은 홍수를 차단할 시설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독일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63명이 사망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도 43명이 목숨을 잃어 독일의 사망자 수는 106명이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어려울 때 우리 나라는 함께 서 있다, 홍수가 모든 것을 앗아간 사람들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망자 가족과 심각한 피해를 입은 도시와 마을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인술=AP/뉴시스] 독일 라인란트풀츠주 아르강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15일(현지시간) 인술(Insul) 지방 일부 주택들이 파손된 채 물에 잠겨 있다. 독일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지금까지 5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1.07.16.
16일 저녁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물이 빠지기 시작했지만, 관계자들은 휩쓸려간 차와 트럭에서 더 많은 시신이 발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반이 꺼지면서 집이 가라앉은 에어프트스타트의 프랑크 록 행정관은 50명이 구조됐다고 n-TV에 밝혔다. 그는 탈출하지도 못하고 아직 구조되지도 못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벨기에에서도 2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 상태라고 안넬리스 베를린덴 벨기에 내무장관이 VRT 방송에 밝혔다. 그는 벨기에에서 네덜란드로 이어지는 뫼즈강의 제방 몇 군데가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남부 벤로에서는 강물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병원 환자 약 200명을 대피시켰다.

많은 지역에서 전기가 끊기고 가스 공급도 중단됐다. 복구까지는 며칠 길게는 몇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에주=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리에주에 내린 폭우로 뫼즈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시민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당국은 금요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홍수로 지금까지 9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요 고속도로가 침수되고 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2021.07.16.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차기 독일 총리를 꿈꾸고 있는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는 이번 홍수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가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라인란트-팔츠주의 말루 드라이어 주지사는 이번 재난이 지구온난화 억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함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후 변화는 더이상 추상적이지 않다. 우리는 그것을 가까이서 고통스럽게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기후변화에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만 현재 겪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서유럽 일부 지역에 지난 이틀 간 두 달 치에 해당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