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후보 요구 반영 의혹 자체만으로 공정성 훼손"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은 이날 오후 이상민 선관위원장을 만나 이같이 전했다. 전날 선관위가 국회 코로나19 전수조사로 다음주 예정됐던 2번의 TV토론을 취소시킨 데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보인다.
박 총괄본부장은 "TV토론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역동성을 더하고 관심을 증폭시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격 취소됐다"며 "이는 당에도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는 만큼 지도부와 상의해 조속히 재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TV토론 취소가 특정 후보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믿고 싶진 않지만 이 같은 의혹 제기가 널리 퍼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선의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의 신뢰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위원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 상황에서 대면 접촉이 어려운 만큼 오히려 TV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TV토론 재개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연기 여부 판단이 나오기 전에 TV토론 취소 결정이 먼저 나온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TV토론을 안 하고 국민께 정보을 제공하겠다는 건지 대안을 보이지 않았다"며 "중앙당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서는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국민의 관심을 높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할 건지 책임이 있어야 한다"며 "지도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TV토론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이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 등 일부 주자들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이 전 대표 측은 "누구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냐"고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노골적으로 편들고 있다는 성토글이 잇달았다.
이소영 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전수조사가 진행되면 그 결과에 따라 확진자가 대거 확인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그 경우 방송사가 편성한 방송 일정 자체를 사후 조정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방송사와 협의 끝에 선관위에서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도 "'전국민 멈춤'인데 아무리 TV토론이라고 해도 좀 이상하지 않느냐, 유체이탈 화법 같다는 내부적 이야기가 있었다"며 "후보들 개별의 유·불리를 떠나 우리가 후보를 보호해줘야 하는데 국민들 보기에 '뭐하는 거냐'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경선 연기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가운데 선관위는 이 위원장을 통해 주말까지 캠프별 입장을 수렴한 뒤 오는 19일 최고위에서 경선 일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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