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며 불법체류자 신분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피해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인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인 A(30)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13일 오전 3시54분께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골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시장 상인 B씨와 말다툼하다 주먹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불법체류자 신분인 A씨는 친구의 이직 문제로 다투던 중 B씨가 "너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며 욕설을 하자 화가 나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주먹을 맞은 B씨는 이내 뒤로 넘어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후두부가 골절돼 병원 치료를 받던 중 다음날 사망했다.

당시 A씨는 바닥에 쓰러진 B씨를 보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고 주변에 있던 사람이 구호조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 사건으로 인해 B씨의 유족들은 회복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B씨 유가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범행 전날 B씨로부터 욕설을 들었고 범행 당일 B씨가 또다시 A씨에게 욕설을 계속했다"며 "이에 화가 난 A씨가 우발적으로 B씨를 1회 폭행해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B씨의 행동이 이 사건의 발생에 있어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1심 판결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1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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