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월에 0.8% 오른 뒤 5월에 0.6%로 다소 누그러졌는데 6월에 0.9%나 뛰었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13년 만의 최대치 상승이다.
12개월 누적치인 연 5.4% 물가 상승률 역시 13년 전인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이다. 전달 5월에는 5.0%, 4월에는 4.2% 상승했었다.
최근 연 물가지수 급등은 전년 동기에 코로나 충격으로 급감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지난해 5월에 연 상승률은 마이너스 0.1%였고 4월은 마이너스 0.7%였다. 그러나 6월은 플러스 0.5%였는데 이를 기준으로 해서 5.4%가 뛴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에서는 월간으로 역시 0.9%나 급등했다. 5월에는 0.7%, 4월에는 0.9% 뛰었는데 4월과 6월의 0.9% 상승은 1992년 4월 이후 29년 만의 최대치다.
근원 물가지수의 12개월 누적치는 4.5%를 기록했다. 이는 1991년 11월 이후 근 30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개별 물가 중 중고차는 1년 동안 무려 45.2%가 폭증했고 신차도 5.3%가 올랐는데 신차 부문은 87년1월 이후 가장 많이 뛰었다.
미 중앙은행 연준은 코로나19 본격화 직후인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0.0%까지 대폭 인하했다. 연준은 물가가 급등하는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는데도 이는 물자 공급 병목 및 경제 급반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가을이 되면 진정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지난 3월과 6월의 정책이사회에서도 이 같은 견해를 유지했다. 연 물가상승률을 2% 초반대까지 용인하며 장기적인 '평균물가 목표제'로 융통성있게 대응할 의지를 표명해왔다. 2023년에 들어 두 번 정도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데 머물렀다.
연준은 최근의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것과 미국 경제가 2009년 금융위기 회복세 진입 후 10년 동안 성장 기조를 이어왔지만 내적으로는 투자와 소비 부진에 따라 인플레 목표치 2.0%에 계속 미달해 성장률이 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코로나 충격후 경제 반등에 이어 확실한 성장 추세가 나타나기 전에는 함부로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태도다.
미 연준이 CPI보다 인플레 추세 판단에 더 긴요하게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에 일반 누적치 3.9%, 근원 누적치 3.4%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1월~3월)에 연률 6.4% 성장했으며 2분기(4월~6월)에는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10%가 기대되었으나 최근 8% 아래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이달 29일 속보치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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