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중소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계상황에 부딪힌 소상공인의 현실을 감안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을 5.1% 인상한 916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경제계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상승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영애로를 심화시키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자리 안정자금 확대 등 지원 대책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경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객관적 지표에 의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5.1% 인상된 916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업 환경은 악화되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25%에 달하는 등 취약계층의 고용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5.1% 인상하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나아가 실업난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경총은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을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는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과 다름없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5.04%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법에 예시된 결정요인과 지불능력 등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결코 수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근로자의 약 83%가 종사하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치명적인 추가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지금도 현상 유지조차 어려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많은 취약계층 근로자들 역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10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잠재적 실업상태에 놓인 작금의 고용위기 상황에서 이뤄진 최저임금 고율 인상에 대해 경영계는 다시 한 번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비난의 날을 세웠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22년 적용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1%(440원) 인상한 916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강한 유감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예상을 뛰어넘는 인상폭'이라며 반발했다. 소공연은 "코로나19의 극심한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인상은 설상가상, 더욱 큰 폭의 인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며 "소상공인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며 "상황이 어려운 때에도 매년마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에 나서는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격년 결정 실시 ▲소상공인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실시 ▲소상공인 지불 능력 평가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등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개편을 요구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의결됨에 따라 최임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하며, 이후 고용부 장관이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8월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하면 내년 1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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