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고인 아이 바꿔치기, 출산 사실 차고 넘친다"
석씨 "추호도 아이 낳은적 없다…진실을 밝혀달라"
선고공판 8월17일 오후 2시 김천지원서 열려
대구지법 김천지원(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은 13일 오후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 대한 걸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석씨가 친딸인 김모(22)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 아이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석씨는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다가 그만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범행은 지극히 반인륜적이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의 임신 및 출산증거로는 DNA 감정결과와 생리대 구입 중단, 보정속옷 구매, 체중 증가, 임신출산 관련 어플설치, 출산관련 유튜브 영상, 결근 등이다"며 "피고인의 구강 상피세포, 머리카락 수회 채취해 DNA 감정하고 국과수에서 혈액형 결과 알려줬다. 그 결과 석씨의 딸인 김모(22)씨는 숨진 여아를 낳을 수 없다. 이런 것으로도 피고인의 출산 사실은 충분히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7년 7월1일부터 2018년7월21일까지 약 1년간 피고인은 생리대를 구입하지 않다가 2018년 7월께 다시 생리대 구입했다"며 "피고인의 생리대 구입이 중단된 시기는 생리중단시기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고인은 낙태경험 2번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있어서 영상을 시청했다고 하지만 이는 호기심에 봤다고 하기에는 어렵고 출산을 위해 시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2018년 1월 퇴사 후 2018년 2월 휴직, 2018년 3월 출근하자마자 다시 1시간 반만에 조퇴 이후 결근 조퇴 및 결근 당일에 병원진료 받은 내역 존재하지 않고 2018년 3월6일께 갑작스런 진통을 느껴 조퇴했다. 이 무렵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출산한 아이의 오른쪽 발목 식별띠가 약 이틀 뒤 분리된 채 발견된 점, 아이 빼꼽 폐색시가 끊어졌던 부분, 당시 산부인과에 근무하던 간호사도 발목 식별띠가 빠지는 경우 본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이는 피고인에 의해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이의 체중도 225g 변화가 있었다"며 "병원에 외부인 통제가 없는 점. 신생아실에 있는 아이를 횟수에 제한 없이 데려올 수 있었던 점 등을 피고인이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자신이 출산한 아이가 사망한 사실을 알게되자 약취범행이 드러날 것 우려해 사체 은닉을 시도했으며 체포 당시 놀라거나 저항하지도 않았다"며 "숨진 여아의 친모가 확인됐다고 해도 억울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보면 충분히 약취한 것이 소명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석씨 측이 주장하는 키메리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검찰은 "한 사람 유전자 안에 DNA 상으로는 친자관계 아닌것으로 확인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김씨의 구강상피세포, 모발 등 신체 여러부위 감정했으나 모두 동일한 DNA를 가졌다. 김씨 2번째 자녀가 친자로 확인됨에 따라 키메리즘 확인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빈집에 방치된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피고인은 평생 범행을 숨기고 살았을 것"이라며 "범행 수법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만큼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이 같은 구형에 석씨 변호인은 "자신의 딸과 큰 딸의 딸을 바꿔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아이 바꿔치기 한 부분에 대한 명확한 증거 및 동기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에서 산출된 증거에서 피고인이 출산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아이가 바꿔치기 된 부분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없다. 피고인은 평범한 사람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다. 검찰 구형량이 굉장히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석씨는 검찰이 최종의견 등을 듣는 동안 손을 이마에 대고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두 눈을 감은 채 흐느꼈다.
석씨는 최후변론에서 "추호도 출산한 사실이 없다.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주장하며 A4 용지에 자신이 적은 내용을 천천히 읽었다.
석씨는 "제가 뜻을 잘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적어왔다"며 "첫째와 둘째를 낳은 후 결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아이를 바궈치기를 한 적도 없고, 아이를 낳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낳은 딸과 바꿔치기 하는 그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존경하는 재판장님이 이번 사건에 대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 주길 바란다"며 "진실을 송곳과도 같다고 하지 않느냐. 내가 숨기려고 하더라도 어디선가 나타난다.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석씨의 남편은 재판 도중 퇴장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석씨 남편은 검찰의 구형 전 최종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욕설과 함께 검찰을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며 소리쳤다.
그는 "검찰이 조사에서 밝혔던 것과 재판에서 밝힌 내용이 다르다"며 "거짓을 말하고 있다. 검찰에서 주장하는 임신 기간 동안 생리대를 구매하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이다. 내가 4번이나 사다줬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에서 내가 다 밝힌 부분인데 이런 부분은 재판에서 나오지 않았다"며 "석씨는 아이를 낳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8월17일 오후 2시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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