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서 답변
"하위 80% 재난지원금 적정하다 판단"
"전국민 지급 시 3조원 정도 더 들어"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추진 중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움직임과 관련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국회가 결정하면 정부는 그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여당 압박에도 "재정운용은 정치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홍 부총리는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득 하위 80%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수하는 것이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질의에 "적정하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관련해 80%, 100%에 대해 국민도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며 "구체적인 근거에 의해 소득 하위 80%를 제시했으면 국회, 국민도 납득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데이터 없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내놓으니 국회에서도 대립하는 거라고 본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구체적인 기가입자나 선정기준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기준이 2019년도로 돼 있는 부분은 2020년도 (소득이 줄어든 내용을) 신고하면 (지원대상에) 가산하는 등 여러 가지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80%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지역가입자 건보료에 반영된 최근 소득은 2019년 기준이기 때문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지역가입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지원대상에 추가하겠다는 방안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여야 대표가 논의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해 발표한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소득 하위 80% 대상 국민지원금을 드리고 소상공인에 대해 가능한 한 두텁고 넓게 피해 보상을 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900만원인 소상공인 지원금과 관련해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정부도 작년부터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네 차례 추경해 지원해왔다"며 "올해도 1차 추경에서 플러스자금을 드렸고 2차 추경에서도 그분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지원하고자 노력했다"고도 부연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경전도 벌어졌다. 우 의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으니 전 국민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겠느냐"며 "100분 만에 깨지기도 했지만, 여야 대표가 모처럼 모여서 시원하게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합의한 건 국민의 요구가 있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국회가 결정하면 그것을 따르시고 피해를 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대폭 지원하는 쪽으로 국회가 결정하면 정부는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길은 정치가 내는 거고 정부는 낸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며 "정부가 반대해 국회가 결정하지 못할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재정 운용을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따라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그는 "하위계층에 줘야 할 돈을 줄여서 5분위(상위 20%)에 주자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의원님과 견해가 다르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한 재정 규모가 다른 선진국보다 적다는 지적에 "선진국보다 재정투입이 적은 것은 맞으나 재정 증가 속도를 본다면 결코 다른 나라보다 적지 않다"며 "금융을 같이 본다면 우리나라가 중간 이상 수준으로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추경에서 (소득 하위) 80%를 선별하지 않고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 얼마 정도 재원이 더 필요하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3조원 좀 안되는 거로 파악한다"고 답했다.
그는 "재정은 제약돼있고 같은 돈이라면 어려운 분들에게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70% 생각을 했는데 (여당) 의견을 수렴해서 80%가 적정했다고 판단해 추경안을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상공인 피해지원은 방역이 강화됐기 때문에 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국회와 협의하겠다"며 "맞벌이 가구 (기준 완화 등) 정부가 기준을 만드는 데 있어서 탄력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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