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기대와 과제' 보고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빅테크(대형IT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경쟁·혁신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시장경쟁·금융안정성·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를 발생시켜 시장실패 가능성도 동시에 높인다는 우려도 나왔다.
12일 보험연구원 황인창 연구위원(디지털혁신팀 팀장)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기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최근 빅테크가 결제·송금, 예·적금,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제공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년간 빅테크는 신생기업에서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현재 금융회사보다 시가총액, 수익성, 자금조달력 등의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빅테크는 사업모형의 특성상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및 규모의 경제 등이 작용해 소수만 시장에 살아남아 높은 시장지배력과 거대한 고객기반을 보유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보다 수익성이 더 높다. 또 빅테크는 금융회사보다 내부 자금확충 여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외부 자금조달 비용도 낮다.
낮은 금융포용, 기대 변화 등으로 소비자는 빅테크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선호하게 되고, 빅테크가 가진 높은 데이터 접근성, 규제 미비 및 경쟁 부족 등은 빅테크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촉진하고 있다. 빅테크가 주력사업(비금융)에 비해 수익성이 낮음에도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는 이유는 주로 고객기반 및 충성도를 제고해 주력사업을 보조·강화하기 위해서다.
보고서는 "새로운 사업모형을 가진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입은 보험산업 내 경쟁 강화를 통해 보험시장 혁신을 유도하고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다"며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다양한 보험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기업 간 경쟁 및 협력을 통해 보험산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보험시장 내 혁신을 유도할 수 있다. 보험소비자는 보험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개인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제공받아 고객만족도가 제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입은 전통적 금융규제 체계로 인한 규제차익 가능성이 있고, 빅테크 사업모형의 특성상 소수에 의한 지배적 플랫폼이 구축되기 쉬워 불공정경쟁 및 독과점이 발생해 시장효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빅테크와 보험회사의 과도한 경쟁심화는 보험회사의 위험추구를 부추길 수 있고, 빅테크의 대형화·비금융업과의 높은 연계성 등은 시스템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보험회사는 빅테크에 비해 장기상품에 대한 노하우·위험관리능력 등에는 강점이 있지만, 시스템·인력의 경직성, 비금융 데이터 접근성·신기술 활용도 등에는 약점이 있다"며 "정책당국은 시장 혁신·소비자 후생 증대를 위해 금융규제 체계, 시장경쟁, 금융안정성, 소비자 보호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검토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빅테크가 기존 보험회사와 유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때 규제차익이 발생하는지 점검하고, 중·장기적으로 업권별 규제에서 보다 유연한 금융규제 체계로의 전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