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與 대표 송영길 아닌 김어준…대깨문 개혁 안 돼"

기사등록 2021/07/08 11:57:12

"조국 사태로 진보의 가치 몰락…진영만 남아"

"정의당, '민주당 딸랑이' 벗어나야…구제불능"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직설청취, 2022 대선과 정의당’ 연속 강좌 초청 강연에 참석해 발언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더불어민주당 강성 친문 지지층을 향해 "대깨문들은 개혁 안 된다"며 "지금 민주당 대표는 김어준이고 송영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직설청취, 2022 대선과 정의당' 강연에서 김경률 회계사의 민주당 경선 면접관 취소와 관련해 "(대깨문이) '김경률 잘못한 거다,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이 잘못했으니 사과하라'고 하니 사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선발했다가 당내 반발로 취소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가 몰락했다고 판단한다"며 "가치로서 진보는 몰락했고 이권 집단으로 진영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딸은 의전 보내려 하고, 강남에 건물 사려 하고 전형적인 강남 욕망"이라며 "그 욕망을 대중에게 보편화하는 게 진보인가"라고 물었다.

또 "평등의 가치를 스스로도 믿지 않고, 온갖 편법을 이용해서 특권층을 만들려 한 게 아닌가"라며 "과정이라도 공정해야 하는데 과정의 공정도 깼다. 반성도 안 하고 우긴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걸 진보 진영 전체가 다 옹호하고 나섰다는 게 문제"라며 "그래서 진영 혐오로 바뀌고 진보의 가치에 대한 일반적 혐오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직설청취, 2022 대선과 정의당’ 연속 강좌 초청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이날 세미나에는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8. photo@newsis.com
진 전 교수는 '인국공' 사태,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논란 등을 거론하며 "2030세대가 좀 더 지나면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는데 정말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그때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하태경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에 긍정 평가가 나오는 것을 두고 "끔찍한 것은 이것이 반동으로 여겨지지도 않고 오히려 더 진보한 것, 참신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쟁 방식의 대변인 선발에 대해서는 "정치철학이 아니라 순발력, 토론 능력을 보는 것은 본령에서 벗어난다"며 "6개월 비정규직인데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논리를 확산시킨다. 이게 자본주의고 무서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진보정치의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다만 "진보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평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정은 공정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방안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더 나은 사회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을 향해서는 "'민주당 딸랑이'를 벗어나야 한다"며 "그 당이 아직도 추구해야 할 공공선이 있다면 연대해야 하는데 아니다. 완전히 망가지고 구제불능"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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