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중동 '침대축구' 넘어야 월드컵 본선 보인다

기사등록 2021/07/04 06:59:00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서 중동 5팀과 한 조

[서울=뉴시스] 중동 '침대축구' 넘어야 월드컵 보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조 추첨 결과 중동 모래바람에 갇힌 벤투호가 침대축구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2번 포트에 속했던 한국은 중동 5개국과 경쟁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따야 한다.

그동안 중동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 축구에겐 쉽지 않은 과제다.

현지 날씨와 시차, 장거리 이동뿐 아니라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도 레바논과 최종전(2-1 승)에서 상대의 고의적인 시간 끌기에 말려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뉴시스] 역대 최장수 대표팀 사령탑 파울루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레바논 선수들은 작은 몸싸움에도 쉽게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서질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주심에 항의했지만, 아프다며 쓰러진 선수를 억지로 일으켜 세울 수 없어 주심도 난감한 표정이었다.

레바논의 일명 침대축구는 한국을 상대로 효과를 봤다. 선제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허를 찔렀고, 끝까지 한국을 당황하게 했다.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과 상대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역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중동 침대축구에 고전했던 벤투 감독도 경기 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최종예선에서도 오늘과 같은 시간 지연이 나온다면 아시아 축구 발전에 좋지 않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간 끌기 작전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심판뿐"이라며 중동 팀들의 침대축구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해법은 단 하나다. 이른 시간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야 하며, 다양한 공격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고양=뉴시스]이영환 기자 =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손흥민이 돌파를 하고 있다.2021.06.13. 20hwan@newsis.com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도 한국이 중동 팀들과의 최종예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침대축구를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동팀들은 정말 짜증 나는 축구를 한다.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내야 한다. 레바논이 그렇지 않았냐"면서 "중동팀과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가 침대축구 때문이다. 그걸 잘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9월2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을 시작해 내년 3월29일 UAE 원정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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