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순직 매년 증가 49명…현장 사고도 늘어나
정부 큰 사고 잇따르자 뒤늦게 태스크포스 대책마련 나서
김 소방령은 불이 난 물류센터 안에 혹시 남아있을 수 있는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을 위해 다른 동료대원들을 인솔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그런데 이들이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2층까지 내려간 뒤 진화된 것처럼 보였던 불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이에 김 소방령은 함께 진입했던 동료대원들과 긴급하게 대피를 시도했고, 그는 이 과정에서 구조대장으로서 먼저 동료들을 내보내고 맨 뒤에서 나오다 고립돼 안타깝게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소방령과 같이 건물 안으로 진입했던 동료대원은 한솥밥을 먹던 선배를 잃은 충격이 커서 그의 영결식에도 참석하지 못 했다.
응급구조사2급 자격증에 육상무전통신사, 위험물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도 두루 보유하는 등 남다른 학구열을 가진 베테랑 소방관으로 전해졌다.
한 달여 전인 지난 5월 9일 성남시 동원동 한 농기계하우스 화재현장에서도 출동 중이던 소방차가 농로에서 전도돼 용인소방서 소속 신진규(33) 소방교가 숨졌다.
소방당국은 당시 신 소방교가 물탱크 차량을 몰고 폭 2.8m의 비포장 농로를 지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 소방교는 2017년 11월 안성소방서에서 소방관 업무를 시작해 지난해 7월부터 용인소방서에서 근무한 4년차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신 소방교는 안성소방서 재직 중이던 2019년 4월 화재예방 및 진압 공로를 인정받아 안성시장상 표창을 받을 정도로 투철한 사명감을 지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위험직무순직 소방관은 49명으로 매년 평균 4.9명씩 각종 현장에 나갔다가 목숨을 잃고 있다.
지난해 위험직무순직은 2명이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2016년 2명, 2017년 2명, 2018년 7명, 2019년 9명으로 수년간 증가세를 보여왔다.
같은 기간 현장대원사고도 지난해 420명으로 감소했지만 이전까지 2016년 260명, 2017년 288명, 2018년 423명, 2019년 533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였다.
2016년에서 2019년까지 소방관 안전사고가 늘어난 데는 소방헬기 추락과 교통사고 등 대형 순직사고가 일어났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소방청은 분석했다.
울산 상가건물 화재로 순직한 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 노명래(29) 소방교 영결식이 열렸던 지난 2일 사전 회의를 열었다.
소방청은 한 달 정도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면서 기존에 세웠던 소방공무원 안전대책을 보완할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지난해 소방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소방활동 안전관리 규정이 담긴 훈련을 제정했고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현장 안전점검관을 소방서마다 3명씩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현장 소방활동 안전관리 법률을 만들어 안전관리 정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련 용역을 맡긴 상태로, 위험성 평가나 안전장비 개발 촉진 등 예산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gaga99@newsis.com